예술가의 식탁
갈루피의 식탁은
무겁지 않았을 것이다.
베네치아의 바닷바람이 스미는 저녁,
촛불 아래 놓인 해산물과 빵,
올리브와 가벼운 와인 한 잔.
그는 궁정과 극장을 오가던 사람이었지만
음악처럼 식탁도
경쾌하고 유연했을 것이다.
그의 오페라는
비극을 과장하기보다
웃음을 곁들인 인간사를 담았다.
식탁 역시
엄숙한 의식이 아니라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였을지 모른다.
물 위에 세워진 도시,
항구와 시장의 활기,
가면 축제의 소란.
갈루피에게 식탁은
사교와 음악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가볍지만 얕지 않고,
세련되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갈루피의 식탁은
바다처럼 부드럽고
베네치아처럼 활기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