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리프 라모 ― 커피 이야기

커피에 반하다

by 레몬푸딩

라모에게 커피는
감정을 끓이는 음료가 아니라
생각을 또렷하게 만드는 도구였을 것이다.

그는 격정적인 작곡가라기보다
정밀한 설계자에 가까웠다.
음 하나, 화성 하나를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구조를 세웠다.

1722년, 그는
화성론 을 통해
음악의 질서를 체계화했다.
그의 머릿속은
늘 구조와 원리로 가득 차 있었다.


커피 한 잔은
그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
논리를 이어 가는 작은 의식이었을지 모른다.

프랑스 궁정의 세련된 살롱에서
그는 과장된 감정보다
균형 잡힌 우아함을 택했다.

라모에게 커피는
열정의 불씨가 아니라
정교함을 유지하는 온도였다.


짙지만 차분하게,
향은 있지만 과하지 않게.

그의 음악처럼
빛은 있으되
흐트러지지 않는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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