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과 일상의 식탁

예술가의 식탁

by 레몬푸딩

베르디의 식탁은
화려한 극장보다
조용한 농가에 더 가까웠을 것이다.

그는 오페라 무대에서는
왕과 귀족, 비극과 격정을 노래했지만
삶에서는 소박함을 택한 사람이었다.

밀라노 근교 산타가타의 저택.
긴 나무 식탁 위에
빵과 치즈, 파르마 햄, 와인 한 잔.

이탈리아의 흙냄새가 배어 있는 음식들.

젊은 시절 가족을 잃은 상실 이후,
그는 감정을 크게 다루는 법을 알았지만
삶은 단정하게 지키려 했다.

베르디의 식탁은
떠들썩하기보다 묵직했고,
화려하기보다 진실했다.

그의 오페라처럼
감정은 깊었지만
과장되지 않았다.

그래서 베르디의 식탁은
비극을 겪은 사람이
다시 일상을 붙드는 자리였다.

한 잔의 와인,
짧은 침묵,
그리고 다음 악장을 준비하는 고요.

베르디에게 식탁은
명성이 아니라
삶을 지키는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