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의 식탁

예술가의 식탁

by 레몬푸딩

쇼스타코비치의 식탁은
화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빵과 수프,
소박한 음식 몇 가지.
그리고 오래 머무르지 않는 저녁.

그는 늘 조심스러웠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도
의미가 붙던 시대였으니까.

그의 식탁은
웃음이 넘치는 공간이 아니라
조용히 숨을 고르는 자리였을 것이다.

신문을 넘기며
어떤 표현이 위험한지 살피고,
음악을 떠올리며

선을 넘지 않으려 계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침묵 속에서도
완전히 꺼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분노, 아이러니,
그리고 끝까지 남겨두는 진짜 감정.

그의 교향곡처럼
식탁 위 공기도
고요한 듯 긴장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쇼스타코비치에게 식탁은
휴식의 공간이라기보다
다음 악장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의 식탁은
소박했지만,
항상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