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잃고 음악을 얻은 슈만

예술가의 작품집

by 레몬푸딩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은 처음부터 작곡가를 꿈꾼 인물이 아니었다.
그의 젊은 시절의 목표는 분명했다.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


슈만은 기교와 표현력을 모두 갖춘 연주자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집요하게 연습에 매달렸다.
문제는 그 열정이 지나쳤다는 데 있었다.


그는 손가락의 독립성과 힘을 극단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기계식 연습 장치를 직접 고안하거나 개조해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장치는 특정 손가락을 끈이나 금속 구조물로 고정한 채,
다른 손가락만 반복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었다.


오늘날의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매우 위험한 훈련법이다.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슈만은 오른손, 특히 약지에 심각한 기능 장애를 얻게 된다.
힘줄 손상, 신경 문제, 혹은 국소성 근육 이상—
오늘날로 치면 연주자 근육긴장이상증에 가까운 증상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인이 무엇이든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는 더 이상 전문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었다.


이 사건은 슈만에게 깊은 좌절을 안겼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음악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연주자의 길이 막히자,
그는 점차 작곡과 음악 비평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탄생한 작품들이 바로
카니발,
어린이 정경,
환상곡,
그리고 수많은 가곡과 교향적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