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는 여러 존재들의 하루가 있다. 그들 중 가장 두드러지는 존재는 세 캐릭터다. 첫 번째로 사진 속 고양이 "우리"다. 우리는 상원의 선배 정수가 키우는 고양이다. 고양이인 우리는 먹는 것을 좋아하고, 베란다에 나갔다 집 밖으로 탈출했다. 하지만 곧 이웃이 집으로 다시 데려왔다. 해당 장면은 집으로 돌아온 다음 장면에 이어붙는 컷이다. 고양이를 잃어버린 정수는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지만 정작 우리는 집에 돌아와 마음 편히 잠을 청한다. 서울에 있는 선배 집에 잠시 머물고 있는 상원이 두 번째로 영화 속에서 두드러지는 존재다. 상원과 우리의 공통점이라면, 두 존재 모두 잠이 많다는 것이다. 영화의 첫 번째 장면은 막 잠에서 깬 상원이 정수에게 왜 자신을 깨우지 않았냐고 심통내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에서 정수가 상원에게 "너 참 잘 잔다. 어쩜 그렇게 잘 자니."라고 말한다. 상원은 잠이 달콤하다고 한다.
다음으로 두드러지는 존재는 시인인 의주다. 의주는 이혼 후 혼자 사는 남성이고, 라면에 고추장을 풀어 먹는다. 이는 상원과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과거 상원이 알고 지내던 인물이 의주일 수도 있다. 의주와 상원에게는 각각 그들에게 질문을 구하는 젊은이들이 찾아온다. 이모의 조카인 지수는 과거 연기자였던 상원을 찾고, 대학교 졸업작품을 찍는 남희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의주를 찾고, 연기자를 꿈꾸는 상국은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의주를 찾는다. 영화 속 여러 인물들간의 관계는 이렇듯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 이중 남희는 의주에게 조언을 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의주의 생활을 기록할 뿐이다. 반면 지수와 상국은 예술가인 두 사람에게 질문을 구한다. 특히 상국의 질문은 매우 노골적이다. 진리란 무엇인가요, 사랑은 무엇인가요. 이에 의주는 손에 장을 지지는데, 네가 지금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다면 그런 질문을 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질문들에 정해진 답은 없다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아름다운 존재는 누구인가. 아마도 어려운 질문하지 않고, 그저 그 순간에 존재하는 우리, 상원이 아름다운 존재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