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길항제의 비만치료 외에 다른 효과에 대한 연구들
죽지 않고 살거나, 수명을 늘리고 싶은 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입니다. 레이 커즈와일, 라이너스 폴링, 데이비드 싱클레어 등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영생 또는 장수의 가능성을 주장했고 멧폴민, NMN, 타우린 등 장수 관련 물질들에 대한 연구가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이유입니다. 제 브런치에서는 이런 주제들에 대해 다뤘거나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성분들에 대해 이해관계 충돌 없이 의사의 입장에서,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근거가 쌓였나를 너무 깊지 않게 다뤄보고 있는데 오늘은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길항제'(GLP-1 Agonist)가 장수에 효과가 있을까?입니다.
너무 유명해졌지만 아직 모르는 분들을 위하여 간단히 설명하면 이런 주사약들은 고전적인 먹는 주사약이 아니라 매주 한번씩 피하층에 주사로 맞는 비만치료제입니다. 사실 당뇨치료 목적으로 개발되었는데 체중감량 효과가 너무 뛰어나 비만치료 목적으로 더 많이 쓰이고 있는 약들입니다. 'GLP1 길항제(Agonist)'라고 부르는 이유는 우리 몸 곳곳에 있는 '배부름'과 관련된 GLP1 수용체에 작용하여 가짜로 배부름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마운자로,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의 등장으로 이제 비만한방병원이나 다이어트클럽 같은 것들은 곧 망할 테니, 이런 것에 투자하셨거나 하고 계신 분이라면 슬슬 마무리를 준비하셔야 한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산업혁명 시절 러다이트 운동처럼 새로운 변화를 거부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미래는 옵니다.
그런데 이번 글은 이런 주사형 비만치료제, 넓게 보면 GLP-1 길항제들이 '장수', 즉 오래 사는 효과가 있을까? 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마운자로, 위고비 등이 비만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것은 들어봤는데 오래 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초부터 다시 이야기하면, GLP1이란 수용체는 우리 몸 곳곳에 존재하는데, 위고비의 Semaglutide나 마운자로의 Tirzepatide 성분은 이런 GLP1 수용체에 작용하여 음식 섭취를 줄여주고 위 가득 찬 느낌(포만감)을 더 줄 뿐만 아니라 인슐린, 글루카곤 등 혈당을 조절하는 것에도 관여하여 살을 빼줍니다.
절대적인 식사량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혈당의 기복도 조절해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GLP1 길항제의 장수 가능성에 대한 힌트를 얻습니다. 혈당은 우리 몸에 필요한 연료, 자동차로 말하면 가솔린 같은 것인데 혈당이 높게 지속된다면 에너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 몸은 RPM이 높게 계속 밟는 차처럼 빠르게 폐차를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세포들이 무리해서 산화되고 노화가 빨리 오겠죠.
우선 논문을 하나 소개합니다.
https://pubmed.ncbi.nlm.nih.gov/40791720/
이 연구는 세마글루티드(즉 위고비)를 32주간 사용한 그룹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의 노화상태를 측정했더니 생물학적 나이는 약 2~5년 정도 젊어지고 노화 속도는 약 9% 느렸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 결과 자체가 '장수'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생물학적 나이가 어려지거나 천천히 갔다는 것은 분명 장수와 연관성이 있겠죠.
이런 GLP1길항제의 생물학적 나이를 어리게 하는 효과는
만성 염증 감소
인슐린 저항성 개선
심혈관 보호
신경 보호 (치매 가능성 연구 중)
세포 스트레스 감소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심근경색, 뇌졸중, 신장질환, 지방간, 비만 등의 감소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 이 질환들은 주요 사망원인들입니다. 당연히 GLP1 길항제가 장수에 영향을 미치겠죠.
그럼 위고비와 마운자로 중 어떤 것이 더 장수에 강력할까요?
일단 위고비(Semaglutide)와 마운자로(Tirzepatide)의 차이점을 이야기하면 쉽게 이야기하면
위고비는 A
마운자로는 A+B
입니다.
위고비는 GLP-1 길항제인데 마운자로는 GLP-1과 GIP 수용체 2가지 수용체를 다 활성화시키는 길항제입니다. GLP-1, GIP 모두 위 그림에서 설명하는 '인크레틴'이라는 성분인데, 이 성분들은 인슐린과 글루카곤 분비에 작용하여 혈당을 낮춰줍니다.
결국 Tirzepatide가 좀 더 복합적이고 심도 있게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해 줄 수 있다는 말이죠
그래서 Tirzepatide를 이용한 임상실험에서는
1) 심근경색 + 뇌졸중 + 전체 사망 복합지표 약 40% 감소 (HR ≈ 0.60)
2) 사망 + 심혈관 사건 약 35% 감소 (HR ≈ 0.65)
3) 일부 연구에서 전체 사망률 약 16% 감소
뛰어난 결과를 보였습니다. 저는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모두 진료, 처방하는 의사로서 처음에는 두 약제의 차이가 이 정도까지 일지 몰랐는데, 현재는 환자들도 위고비는 거의 찾지 않고 마운자로를 찾습니다. 작지 않은 차이점과 장점이 많이 보인다는 뜻이겠죠.
정리하면 위고비, 마운자로 등의 GLP1 길항제 또는 GLP1, GIP 이중 길항제(dual agonist)는
1) 체중 ↓ (최대 20% 이상)
2) 내장지방 ↓↓↓
3) 인슐린 저항성 ↓
3) 염증 ↓
4) 지질/혈압 개선
5) 혈당 조절
등의 여러 가지 작용으로 세포 노화를 늦추고 결국 전체적인 노화를 늦추는 데에 깊게 관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나 의사들이 항상 이런 연구에서 좋아하는 말이 있죠.
'하지만 더 연구와 관찰이 필요하다.'
이 말의 의미를 잘 해석해야 합니다. ^^
다음에는 멧폴민, 타우린 등 다른 성분이야기로 만나보겠습니다.
글 장웅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