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우리 이야기)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처음 만나면서 헤어지며 하는 말 중
미술계는 좁으니깐 나중에 만날 수 있을 거라 해.
서로 그렇게 말하면서
미술계가 좁다는 걸 알고 고개를 끄덕이지.
그런데 미술을 하는 사람마다
전공이 다르고
작업이 다르면 만날 일이 없어.
같은 학교 출신이면
동문회를 열거나 동문전을 하며 볼 수 있겠지.
그래도 전공이 다르면
함께 만나고 전시하는 경우는 드물어.
어느 장소에서 전시가 열릴 때
대부분 같은 장르로 전시를 열기 때문에
전공이 다른 작가가 서로 만나는 경우가 적지.
회화는 회화끼리
조각은 조각끼리
사진은 사진끼리 등
동일한 형식으로 주로 전시를 열어서
다른 장르를 하는 작가들이 만날 일이 없어.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전시를 기획했다면
그때서야 작가들이 서로 인사 정도는 하겠지만
처음 만나서 친해지지는 않아.
다 함께 모이도록 하지 않는 이상
지속적으로 만날 수 없어.
게다가 전시가 일회적으로 끝난다면 그럴 수밖에 없지.
여기 미술계가 아무리 좁다 하여도
작가들 서로 잘 몰라.
또 하나 좀 고전적인 구분이지만
미술관 작가와 갤러리 작가로 나누는데
서로 모르지.
정확히 맞는 말은 아니지만 간단히 말해,
갤러리에서 판매 위주로 하는 작가와
미술관에서 전시 위주로 하는 작가가 나누어진다는 거야.
오늘날 두 곳을 넘어 다니며 전시하는 작가가 있지만 소수지.
미술관 작가와 갤러리 작가, 서로 자신이 있다는 미술계가 달라.
이 좁다는 미술계가 그렇게 나누어져 막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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