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땅 쪽을 바라봐.
앞에 누군가 있고
너와 대화하려는 걸 알아.
그런데 고개 들어
마주 보려고 하지 않지.
수줍다기보다는
자신과 다른 어느 누구도
마주 볼 생각을 하지 않았어.
너의 얼굴과
앞에 널 보고 있는 얼굴이
마주하길 꺼려하고 있지.
왜 그런지 너는 알아.
조금 이마 쪽 열이 나는 듯해.
그래도 바로 앞에
너와 대화하려는 사람에게
넌 예의가 어긋나도록 하지 않을 거야.
아주 짧은 사이가 지나고
고개 들어
얼굴을 보려고 해.
둥근 얼굴이 보이고
두 눈을 보았어.
눈동자가 나선형이야.
놀라 그대로 쳐다보고 있는 너야.
넌 뭘 본 건지
마주 보며 멈추어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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