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에 서서

(사람들, 우리 이야기)

by c 씨


용산역,

연말 사람들이 많아 보여.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기차표를 예매하는 사람들,

기차를 타러 가는 사람들,

기차를 타고 나온 사람들.

그리고 뛰어다는 몇몇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용산역에

난 가만히 있었어.


만나기로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문자가 왔는데 좀 늦는다고 해.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용산역에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어.


길처럼 사람들이 걸어다는 곳 피해

한 기둥 옆에 가까이 붙어 있었지.


용산역 밖 도로 쪽 계단에서 올라왔는지

한 남자와 아이 둘 내 앞을 지나가.


젊은 아버지와 어린 딸들이었지.

캐리어 양쪽에 끌고

두 딸에게 어서 가자며

뒤에 따라오는 딸들 쳐다 봐.

짧은 걸음으로 빠르게 지나가고 있어.


그러면서 할머니 어딨어

할머니 어딨어하며

딸을 보며 가다 서서 묻고 있지.


이러다 못 탈 거 같다며

가지 말까 그래.

할머니 때문에 못 갈 거 같다고

딸을 보며 말해.

그러면서 좀 짜증스러운 무표정으로

잠시 서 있어.


그들이 온 쪽으로 고개 돌려 쳐다봤지.


서 있던 아버지와 두 딸에게

10m 뒤 따라오는 할머니 한 분이 보였어.

내 앞 쪽 아버지와 두 딸이 있는 곳,

한 손에는 지팡이로 땅을 반복하며 누르고

두 발은 땅을 밀어내듯 붙이며 걸으셨지.


젊은 아버지는 오는 할머니에게

이렇게 가면 못 탈 거 같다며

8분 남았다고 어떻게 가냐며

안 가는 게 좋겠다고 할머니에게

짜증스럽게 말했지.


분명 어머니일 거야.


하얀 곱슬머리에

굽은 허리로 숙여져 낮아진 키

등에 가방 메고

지팡이에 기대어 걷고 있으셨지.

땅에서 발을 못 떼면서

한 발, 한 발 밀어

힘겹게 걷는 모습이 보여.


빠르게 걸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순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생각했어.


그들을 한참 쳐다보았어.

그들은 다시 왼쪽 기차 예매하는 쪽으로 가.


맨 뒤에는 할머니께서

스스로 어떻게든 빠르게

눈 앞에서는 천천히

최선을 다해 앞서 간 셋을 따라가.


나이는 계속 들고

우리 어머니께서 몸이 아프시고

걷기 힘들어하시지.

못 걸을 때도 있어.


그래서 마음 편하지 않은데

그렇게 나보다 젊어 보이는

두 딸의 아버지가

딸을 보며 하는 말과

딸들에게 할머니이며

자신에게 어머니에게 하는 말을

놀랍게 듣고 말았어.


뒤 따라오고 다시

뒤 따라가는 할머니를 보며

그저 어쩌지

어떻게 하는 생각만 나.


그때 정말 가족보다 더 중요한 게 있나.

또다시 생각하게 되었지.

요즘은 작은 가족도 함께 있기 힘들어.

큰 가족은 더 함께 하질 못하지.

작은 가족도 많지 않지.

자기중심, 자기성장형 1인 세대.


그래서 가족의 끌어안음을

더 모르게 되고

사라져 가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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