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익숙한 놀이는 달라져도 익숙한 모습이 나타나, 우리 이야기)
지하철을 타고 종로에 갔었어.
왜 갔는지 기억은 안 나.
그런데 할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며
글로 써야지 하며 간단히 메모를 했지.
길 아래 종각역으로 가서
수원 또는 인천 쪽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옆에 할아버지께서 고개를
거의 직각으로 꺾어서
유심히 바라보시는 게 있는 거야.
왼손으로 붙잡고 마주하고 있는 폰.
오른손은 어깨 높이까지 잠시 올리시더니
작은 폰화면에 손가락 하나 닿도록
내리꽂으셨지.
딱! 폰에서 소리가 났어.
조금 할아버지 쪽으로 다가가 보니
바둑을 두고 계셨던 거야.
놀이터 등 야외 어디서든
두 할아버지가 마주 앉아
나무로 된 바둑판 위에
바둑알을 적당한 힘을 주며
내리꽂는 모습이 있어.
그 모습이
지하철을 타시려고 하는
할아버지로부터 보였어.
작은 폰화면에 집중하시면서
바둑 두는 제스처는
어디 안 가나 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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