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함께 지냈던 집)
내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먹을 게 없었어.
뭔가 먹어야
어머니와 내가
건강 아니 살 수 있을 텐데
먹을 게 없어서
서로 몸이 안 좋아졌지.
그런 곳을 벗어나
낯선 땅으로 가셨어.
아버지와 어머니, 쉼 없이 일하셨지.
내가 여기 있기 전 그리고
내가 어릴 적부터도 어머니는
제대로 된 식사 한 적 없었고
배고픔으로 사셨는데
내가 태어나고도 그렇게 지내셨어.
낯선 땅에서도
어떻게든 아버지와 함께
일로 하루를 다 보내셨지.
두 분이 하루종일 일하고
나는 방 안에 가두어 놓았지.
그러다 할머니께서 날 키워 주셨어.
그렇게 몸이 망가지면서까지
두 분 일 내내 하시다
작은 집 하나 생겼어.
한번 더 이사하고
이사 간 그 집을 다시 짓는다며
가족은 4평 정도 단칸방 하나에
붙어 지냈지.
우리 집, 다 짓고 함께 살았지.
그리고 시간이 지났지.
나는 몇 년 전까지
우리 집이 소중한지 몰랐어.
집이 오래되고 살펴야 할 곳이
많아만 갔지.
평소 생각한 게 있었던 건,
두 분처럼 자연스럽게
집이 가족이었던 거야.
슬프게도 한 분은
우리 집을 두고 먼저 떠나셨어.
그래서 가족 같은 우리 집이
더 소중해졌고
이제 오래 지냈던 우리 집도 떠나게 되었지.
가족 둘 떠나게 된 거야.
낯선 땅에 와 두 분이 함께 지내자며
사는 동안 가족이 된 집 하나
함께 살게 하고는 사는 동안 일만 계속하고
먼저 한 분,
다음 가족 같은 집 그렇게 한 분 더 떠나.
내게서 떠나 가.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어
그렇게 떠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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