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래)
너에게 자신의 시간이 있듯
나도 내 시간이 있어.
여기서 그 시간 동안
무언가 하고 있을 거야.
주로 낮에 일을 하며
돈이 생길 시간을 보내도록
한 사회에 살고 있지.
내 시간에
돈 벌 활동을 하는 게 일이라면
그림을 그리는 거 자체는
일로 볼 수 없을지도 몰라.
그림 그리는 게 일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림을 그리고
그림으로부터 돈이 생겨야 하겠지.
그렇게 돈을 벌게 되면
그림 그리는 게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야.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일을 생각하면 그래.
그렇지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 모두가
그림을 그리는 게 돈 벌 일로 이어지지 않아.
게다가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그림을 그릴 곳과
캔버스, 종이, 물감 등 재료가 있어야 되는데
돈이 없어서 재료도 없어
그림 그리지 못하고 있지.
지금 내가 그래.
숨 쉬며 살 수 있을 정도로
이런저런 일을 하여
조금씩이라도 생기고 모은 돈은
먹고 살 수 있을 그 정도 마련되기도 해.
한 달 또는 몇 달 살 수 있겠다며
매번 돈 나갈 것을 확실히 알아 두고
쓸 돈의 양을 마련해 둬.
예술한다며 돈 없을 때도 많았지.
매달 고정적으로 나갈 돈의 양 넘어
두 배 이상 돈이 있지 않는다면
그림 그리는데 필요한 재료,
사기 어려워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못 그려.
그래서 또 어떤 일이든 해서든
재료비를 마련하기도 하지.
앞서 일주일 넘도록 머릿속에
평면 위에 표현하면 좋을 이야기가 있어.
지금.
다른 중요한 일로 돈이 썼고
재료비를 마련하지 못했어.
지금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갖고 싶은데
시간만 있고
돈이 없어
재료가 없어.
스트레스,
큰 고통을 받고 있지.
돈 잘 버는 소수의 예술가보다
돈 못 버는 다수의 예술가에게
너무나 공감될 상황일지도 몰라.
그래서 몇몇 사람들이 말하지 예술을 하려면
따로 돈 벌 일을 갖고 하라고.
예술가 자신의 시간을
일할 시간과
그림 그리는 시간을 나누라고 하는 거야.
둘, 셋 등 다르게 시간을 보내면
어떻게 되는지 겪어 본 사람은 알 거야.
이미 여러 일을 해서 알고 있지만
아파트 현장 등
강하게 몸을 쓰는 일을 해 보면 더 확실히 알게 돼.
당연히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의 한계가 있고
몸에도 한계도 있어서
몸이 쉬는 시간도 필요하단 사실,
돈 벌 일을 하는 시간과
일한 후,
몸이 좀 나아질 시간 등 지내다 보면
그림 그릴 시간이 사라져 가고
점점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 말이야.
더 중요한 게 있다면
그림을 그리는 손의 움직임이 있는데
손의 움직임이 달라져서
표현하려고 하는 게
나오기 어려워져.
다시 표현에 좋을 손의 움직임을
갖는데 시간이 짧거나 길게 걸려.
너무 불평만 하는 게 아닌가 싶겠지.
그런데 그림 그리는 게 일이 아닌
예술가의 현실이 그래.
자신의 시간을 일하는 시간과
예술하는 시간을 나누어 갖는 현실,
일하는 손과 예술하는 손이 다르다는 현실.
진심으로 예술을 하는 사람은 알 거야.
그림 등 표현에 몰입하는데
그 시간에 몸 전체가 완전히 묶인단 말이지.
다른 무엇을 한다면 예술도 하기 어려워져.
지금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순간에 있어.
누가 얼마나 공감해 주며
말이든 뭐든 마음이 나아질
친절을 건네줄까 싶지.
예술을 한다는 사람 중
돈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예술 자체가 목적인 사람도 있어.
예술, 도대체 뭐야.
정말 진심으로 예술하는 사람에게 계속 물어보고 싶어 져.
돈 벌 일이 아니라서 사는데 처절할 텐데 말이야.
여전히 난 예술을 깊이 생각하고
대답 중이야.
재료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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