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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택 Nov 25. 2020

선악과에 담긴 의미

산책의 시간 / 인격 012


  창세기 2장에는 하나님이 아담에게 ‘선악과’를 금하신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16-17절). 하지만 하와와 아담은 그 명을 어기고 선악과를 먹어 버렸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그 일을 미리 아셨을 하나님이 지키지도 못할 명령을 인간에게 내렸다면서 그분을 성토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그것을 하나님이 인간을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과연 그럴까?




  하나님의 말씀에서 먼저 주목할 것이 있다. 그것은 선악과를 제외한 동산 각종 나무의 모든 열매를 아담에게 허락하셨다는 점이다. 한낱 피조물에 불과한 아담에게 이것을 허락하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가 가리키는 바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선악을 안다’라는 것은, 하나님과 같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3:5). 그러한 마음속에는 이제부터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내 맘대로 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 의지가 하나님의 의지와 충돌하게 되면 그분에게 등을 돌리고 적대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이 그 열매를 먹는 행위는, 피조물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반하는, 창조주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그 열매를 먹으면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선악과를 따 먹으면 자신이 하나님과 같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그분을 의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하나님을 떠나 살 수 없는 존재이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을 따라’ 인간을 창조하셨기 때문에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진 사람은 그 생명을 영위할 수 없다. 그래서 성경 곳곳에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으면 죽음과 심판에 이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예수님은 자신을 의지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고 경고하셨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요 15:5-6). 더구나 대적 마귀는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사람은 그분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마귀의 먹잇감이 되어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다(벧전 5:8).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사전에 그와 같은 참사를 막으시기 위하여, 마치 부모가 자녀에게 하듯,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 즉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말리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그분이 인간을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그렇게 적극적으로 만류하셨을 리 없다. 따라서 우리는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신 그분의 음성에서 우리를 향한 그분의 깊고도 큰 사랑을 들을 수 있다. 그 사랑 앞에서 우리가 할 일은 그분의 음성에 순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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