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시간 03
예수님은 베들레헴에 있는 한 축사에서 태어나셨다. 누가복음 2장에는 그렇게 태어나신 예수님을 찾아간 목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한밤중에 베들레헴 들판에서 양떼를 지키고 있었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매우 가까이 있는데, 그 중심가에는 예수님이 태어난 곳으로 추정된 곳에 '예수탄생교회'가 세워져 있고, 베들레헴 외곽에는 '목자들의 들판'이라는 표지판도 세워져 있다. 그 장소가 정확히 맞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들판에서 목자들이 양을 지키고 있을 때, 주의 천사가 그들 곁에 서 있었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었다. 갑자기 벌어진 놀라운 상황 앞에서 그들은 크게 무서워하였다.
두려워 떨고 있던 그들을 향해 천사가 말하였다.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10-12절) 이에 목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서로를 향해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 바 이 이루어진 일을 보자"(15절). 그리고 그들은 재빨리 달려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아갔고, 천사가 알려준 대로 정말로 뉘어 있는 아기를 볼 수 있었다. 이에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그대로 듣고 본 그 모든 것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갔다.
목자들의 이런 모습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즉 '신앙의 ABC'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먼저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목자들의 신앙 여정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첫걸음인 'A'이다. 들판에서 양떼를 지키고 있던 목자들은 주님이 보내신 천사의 말을 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이미 태어나셨다는 말을 들었고, 그들이 가서 보게 될 아기, 즉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그 아기가 그들에게 표적(증거)이 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들의 귀에 들린 소식은 참으로 놀라운 소식이었다. 만약 그들에게 천사가 찾아와 소식을 전해주지 않았다면, 다음에 이어지는 그들의 행동, 즉 천사가 말한 대로 탄생하신 예수님을 확인하러 숨이 차도록 달려가지 않았을 것이고, 그 경험 위에서 하나님을 찬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신앙의 다음 단계인 ‘B’와 ‘C’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전제가 되는 신앙의 'A', 즉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바울도 이렇게 강조하였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7).
또한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바로 그분을 실제로 찾고 만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신앙의 두 번째 과정인 'B'이다. 천사의 말을 듣고 태어나신 예수님을 찾아간 목자들에게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천사로부터 예수님이 베들레헴에 태어나셨는데, 그 표적으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그들은 천사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빨리 가서 예수님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그들은 천사가 말한 그 아이를 마침내 찾았고 또 만날 수 있었다. 만약 그들이 천사의 말을 듣고도 찾아 나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주님을 찾을 수도 없었고 또 만날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그 놀랍고 위대한 일도 경험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불신과 불순종이라는 죄까지 범하였을 것이다. 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보게 될 것이라는 천사의 말 속에는,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그 사실을 확인하라'는 명령이 간접적으로 들어 있다. 따라서 만약 그들이 찾아 나서지 않았다면, 천사를 통해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않았거나 그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신앙의 마지막 단계인 'C'는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목자들은 자신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으로 인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갔다. 목자들처럼 하는 것이 하나님을 믿는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고,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신 목적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주님을 만나 구체적으로 그분을 경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만남의 끝에서 잘못된 반응을 보였던 아홉 명의 나병환자를 성경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주님을 만난 뒤에 두 번 다시 주님께 찾아오지 않았고, 그 일로 주님께 영광을 돌리지도 않았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을 믿음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셨다. 그에 반해 그 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돌아온 한 명의 이방인 나병환자는, 주님께 감사를 드렸고 주님은 그의 그런 모습 속에서 믿음을 발견하셨고, 그로 인하여 그는 구원을 받았다(눅 17:11-19).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중요하다. 또 그 말씀에 순종하여 구체적으로 찾고 만나는 것도 참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그 경험의 뒤안길에서 그것을 경험하게 하신 주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는다면, 우리의 믿음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믿음과 구원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구원 또한 온전히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신앙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때 비로소 온전하게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분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시 5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