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시간 15
하나님의 나라를 '천국'(天國)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천국 잔치'라고 한다.
천국 잔치는 모든 사람이 함께하기를 원한다.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도 이 세상에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제 발로 차 버린 사람들이 있다. 누가복음 14장은 그런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큰 잔치를 마련한 주인은 종을 보내 미리 초청하였던 사람들에게 잔치가 마련되었으니 어서 오라는 전갈을 보냈다. 하지만 초청받은 사람들은 모두 주인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그들은 왜 거절하였을까? 한 사람은 밭을 샀기 때문에 나가 보아야 한다면서 양해를 구하였다. 또 한 사람은 소 다섯 겨리를 샀기 때문에 시험하러 가야 한다면서 양해를 구하였다. 나머지 한 사람은 아내와 결혼하였기 때문에 가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두 사람은 '밭'과 '소'라고 하는 세상일과 세상 물질에 집착하느라 초청을 거절하였고, 한 사람은 아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잔치에 참석하는 것보다 낫겠다고 생각해서 거절해 버렸던 것이다.
누가는 초청을 거절한 사람들의 이유를 이렇게 완곡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동일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 마태복음 22장에서는 보다 직설적으로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들이 '오기를 싫어하였다',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들 모두는 그 자리에 가기 싫었기 때문에 돌아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들의 이런 태도는 심지어 적대감으로 표출되기도 하였다. 그들은 종들을 잡아 모욕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였다.
천국 잔치를 거절하면 거기에서 누릴 수 있는 맛을 볼 수 없다. 천국 잔치를 맛보지 못하면 무엇을 맛보게 될까? 지옥 잔치인 심판을 맛보게 된다. 그래서 마태는 노한 임금이 군대를 보내어 초청을 거절하고 살인까지 벌인 자들을 진멸하고 그 동네를 불사른다는 표현으로 천국 잔치를 거절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신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앞서 초청을 거절한 사람들의 행동은 인간들이 하나님 앞에서 범한 '죄'를 다르게 표현한 것들이다. 죄는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싫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들이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 각기 제 할 일에 몰두하게 된다. 심지어는 하나님을 모욕하고 죽이려고까지 한다. 그로 인해서 천국을 맛보는 대신 심판에 이르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 되지 않기를 바라신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에게 교훈을 주신 것이다.
교훈대로 할 때 그 교훈은 우리에게 약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손을 가로저어서는 안 된다. 그 대신 우리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는 것으로 화답해야 한다. 예수님은 바로 이 목적을 이루시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나니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눅 5:3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