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쉬 나왔어요?

유아의 일기장 05

by 박준택


이슬이도 이 어미를 닮아서인지 엉뚱합니다. 그래서인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나댑니다.


요즘은 배변 훈련을 하는 중이라 아예 기저귀를 빼고 삽니다. 이 훈련이 어찌나 고된지, 녀석도 저도 지치고 서로 스트레스가 쌓여 갑니다. 오줌을 다 싸 놓고 성분 분석을 하는지 손으로 만지면서 “엄마, 나 쉬했어.” 할 때는, 정말이지 쪼그만 녀석이라도 너무나 얄밉습니다. 가끔은 신통하게 성공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육 대 사의 비율로 성공 빈도가 약간 높을 정도입니다.




어느 날 녀석이 갑자기 재채기를 해대더니 엄마한테 혼날까 봐 주눅 든 목소리로 “엄마, 쉬 나왔어.” 하는 겁니다. 그래서 녀석의 기를 살려줄 겸 이렇게 안심시켰습니다.

“괜찮아, 이슬아 재채기할 때 힘을 주니까 오줌이 나오는 거야. 엄마가 혼 안 낼게.”

“예.”

녀석은 금방 싱글벙글 거실을 한바탕 휘젓고 다닙니다.


그런데 오후에 감기 기운이 있던 제가 재채기를 하였더니 어디선가 녀석이 쏜살같이 달려옵니다. 그리고는, 씩 한 번 웃더니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엄마도 쉬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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