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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택 Oct 27. 2020

누가 더 큰 죄인일까?

산책의 시간 / 인격 002


  마가복음 2장에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17절). 예수님이 그 말씀을 하실 때 주위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었다. 세리들, 죄인들, 바리새인들이 그들이다.


  이들 가운데 누가 더 큰 죄인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세리’는 세무 행정에 종사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관리를 말한다. 당시 로마 정부는 세금 징수를 맡은 관리들에게 도급제로 권한을 부여하였기 때문에, 일정액의 세금만 바치면 세리들이 자기 멋대로 그 이상의 세금을 거두어도 묵인해 주었다. 따라서 그 당시 세리들은 로마 정부가 요구하는 세금 이상을 거두어 착복하기 일쑤였고, 그 결과 수많은 백성의 원성을 사기도 하였다. 특히 예수님 당시의 세리들은 이교도들과 자주 왕래하였기 때문에 유대 사회에서는 그들을 율법상 부정한 자로 규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압제자의 하수인인 매국노나 반역자로 낙인찍어 죄인들, 창기들, 이교도들과 같은 부류로 취급하였다.




  ‘죄인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하나님의 도덕률을 범한, 즉 거짓말, 도둑질, 폭행과 같은 죄를 지은 사람들이 아니다. 모세의 율법과 관련하여 바리새인들이 자기들 나름대로 해석하여 정해 놓은 법을 따르지 않은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들 대부분은 바리새인들이 정해 놓은 법을 지킬 여유가 없었고, 그와 같은 행동을 조절할 의사도 없는 사람들이거나, 부정한 직업을 가진 하층민이었다. 특히 그들은 정결법에 따라 식사하지 않고 십일조도 내지 않았기 때문에, 바리새인과 같은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부정하고 무책임한 자로 정죄를 받거나 멸시를 당하였다.




  그들과 비교하면 ‘바리새인들’은 종교 지도자로, 유대 사회의 최상위층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엄격한 율법 준수와 모범으로 유대인들에게 큰 신망과 존경을 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 당시에 형식주의와 율법주의, 권위주의적인 특권 의식에 빠져 정작 중요한 이웃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을 저버렸다. 그 결과 그들은 외식(위선)을 통해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으려고만 하였고, 또 이웃이나 하나님보다 돈을 더 사랑하여 힘없고 불쌍한 백성들의 가산을 빼앗기도 하였다. 그래서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을 이렇게 비판하셨다.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원하며 시장에서 문안받는 것과 회당의 높은 자리와 잔치의 윗자리를 좋아하는 (바리새인의) 서기관들을 삼가라 그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외식으로 길게 기도하니 그들이 더 엄중한 심판을 받으리라”(눅 20:46-47).




  “그들이 더 엄중한 심판을 받으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비추어볼 때, 세 종류의 사람 가운데 바리새인들이 진짜 심각한 죄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그들이 세리와 죄인들을 손가락질하였고, 그들과 함께하신 예수님도 싸잡아 비방하였다(16절;눅 5:30). 그리고 그 비난의 그늘 뒤에서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의 초대를 거절해 버렸다.


  혹시 지금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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