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 소셜 딜레마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는 알 수 없는 공허함에 시달린다. 약간의 우울을 동반한 무기력은 우리를 ‘살아내게’는 해도 결코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한 명의 개인에서부터 사회 도처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상황들을 마주할 때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투르먼쇼의 3막 어딘가에 머물고 있는 기분이다.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20대는 얼리어답터 세대이다. 스마트폰과 함께 그들의 일상은 SNS로 점철되어 왔다. 손 안의 SNS는 그들에게 사회적 인정욕구를 즉각 충족시키는 도구로 자리 잡았고, 이제 떼어낼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다. (요즘은 태어나기 전부터 SNS에 노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실리콘밸리의 정점을 이끌었던 몇몇 테크 전문가들이 이 대목이 현대 사회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한다. SNS의 존재 이유가 무엇일까? SNS의 본질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무엇일까? 혹자는 개인을 자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하며, 어떤 이들은 인간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포장한다. 그러나 모두 본질을 빗나가고 있다.
다큐멘터리 《The Social Dilemma》(2020)에서 Google의 전 디자인 윤리학자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는 SNS의 본질을 ‘이윤 극대화’라 규정한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예외를 차치하더라도, 구글·페이스북·유튜브·X(구 트위터) 등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플랫폼은 이윤 극대화라는 명분 아래 존재하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들은 SNS을 통한 이윤창출을 너무나도 간단한 방식으로 해냈다. 바로 "광고"이다. SNS 광고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 광고에 비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효과는 훨씬 강력했다. 이러한 광고 메커니즘의 핵심은 이용자들에게 광고를 노출시키면 비례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결국 SNS 회사는 한 가지만 공략하면 됐다. 사람들이 서비스를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최대한 많은 이용자들을, 최대한 오래 SNS에 머물게 해서, 최대한 많은 광고에 노출시킬수록 그들의 이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기업들은 슈퍼컴퓨터와 AI 알고리즘을 적극 활용한다.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개인화된 모델을 구축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끊임없이 노출시킨다. 개인화된 알고리즘은 양날의 검이다. 보고 싶은 것을 큰 노력 없이 볼 수 있지만,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만들어 개인의 사고를 알고리즘에 의존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인지심리학적 연구를 동원해 사용자들이 SNS에 종속될 비열한 방식을 끊임없이 개발했다. 인간 기저의 인정욕구에 대한 도파민 메커니즘을 최대한 이용한다. 좋아요·댓글·알림·릴스·쇼츠 등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기능이 총동원되어 “아무리 마셔도 목마름이 해소되지 않는 바닷물”처럼 공허함만 키울 뿐이다.
윤리적 고려보다 경제적 이익이 우선시 되면서, 가짜 뉴스·극단적 콘텐츠·풍기문란한 정보도 거리낌 없이 확산된다. 오늘날 분노·갈등·외로움·소외감·포퓰리즘·분극화 같은 사회 문제의 중심에는 늘 SNS가 있다. 확실한 사실조차 찾기 어려워 개인과 사회가 혼돈에 빠지고, 도파민 중독형 컨텐츠(영상) 소비가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해 기본적인 독해와 글쓰기 능력도 퇴보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트루먼쇼의 주인공처럼 각본에 맞춰 움직이는 존재가 되고 만다. 해결책은 분명하다. 먼저 자신의 행동이 알고리즘의 노예 상태임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이 매트릭스 안에 있음을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의지가 발현될 여지가 생긴다. 나아가 스마트폰 설정에서 SNS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하루에 한 번만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무리 원론적으로 들리더라도 그것이 one best way임을 부정할 수 없다. 진정한 자유의지는 스스로 선택한 행동에서 비롯된다.
《The Social Dilemma》는 우리에게 ‘레드필’을 건네듯 SNS의 본질을 낱낱이 드러낸다. 이제 우리는 눈을 뜨고, 스스로의 의지로 걸어갈 길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