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曺選
지난해 11월 기준 ‘쉬었음’ 청년은 71만9000명을 돌파했다. 구직조차 하지 않고 그저 쉬었다고 답한 20대, 30대가 부천시 인구와 맞먹는 셈이다. 물론 청년 구직난에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이 흐름을 가장 강하게 밀어붙이는 동력은 AI의 발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AI는 5년차 회계사의 역량 수준까지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여파로 CPA 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수습 기관에 등록하지 못한 합격자가 70% 안팎에 이른다. 한때 각광받던 전문직 필드조차 이럴진대, 일반 기업 입장에서는 신입을 뽑아 길게 키울 유인이 줄어드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다 보니 청년들은 다시 공부로 눈을 돌린다. 메디컬, 로스쿨, 공무원 등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로 탈출구를 마련해보려 한다. 하지만 이 또한 결코 쉽지 않다. 합격 자리는 정해져 있고, 수많은 유능한 인재들이 그곳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뭘 해도 더 이상 쉽지 않은 사회에서 청년 모두가 숨이 턱 막히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말 들어본 적이 있지 않나. “통일이 되거나 전쟁이 난다면 그건 기회다.” 저성장이 만연한 사회, 모든 것이 고착화된 사회에서는 충격이 질서를 흔들고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터무니없는 소리가 아니다. 지금 AI가 만들어내는 파급력은 그에 상응하거나, 어쩌면 그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일자리는 빠르게 줄고 부는 더 빠르게 한쪽으로 쏠린다. 막 사회에 진입하려는 청년에게 이 변화는 분명 위기다. 그러나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함께 뜻한다. AI가 인류와 사회에 미칠 영향을 20대의 젊은 나이로 직시하며, 자기 언어로 고민해보고, 행동으로 옮겨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이지 기회다.
10대는 아직 이 변화를 온전히 자기 생각으로 소화하기엔 제약이 많다. 시간과 경험이 부족할 뿐더러, 대학이 여전히 중요한 관문이라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30대는 비판적으로 생각할 능력이 충분하지만, 이제는 가진 것들을 지켜야 할 시기다. 커리어가 굳고, 가정을 꾸리며, 책임이 늘어난다. 40대 이상은 관록과 지혜가 넘치지만, 한 번의 판단이 가족 전체의 리스크가 되기 쉽기에 섣불리 행동하긴 어렵다. 이 중 가장 밸런스가 좋은 나이는 다름 아닌 20대인 것이다.
물론 지금의 AI 충격이 청년들에게 마냥 ‘취직을 더 어렵게 만드는 악재’로만 보일 수도 있다. 과거의 기준과 잣대로 그대로 현실을 보면, 현재 시대는 청년에게 분명 가혹하다. 그러나 인생은 늘 관점 싸움이다. 같은 현실이라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위기가 되기도 하고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의 변화는 분명 특히 20대에게 가장 큰 기회다. 태동하는 시대에 여러 도전을 하며 실패도 해보며, 성공의 맛도 볼 수 있는 시기다.
그러니 중요한 건 기존 사회의 공식과 주변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 당연했던 모든 것들이 녹아내리고 있음을 직시하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선택들을 쌓아가는 청년들에게 우리나라의 국운이 달려 있다.
대한민국 청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