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존재의 이유 그 역할과 책임에 대해
똑똑똑. 오랜만에 팀 렛잇비 소식을 알립니다. 오늘은 팀 렛잇비가 지난 17일 다녀온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9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주제는 “브랜드 존재의 이유 그리고 역할과 책임”이었습니다.
이날 많은 연사 분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브랜드의 본질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브랜드, 나아가 기업이 지향해야 할 가치에 대해 책임감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로우로우의 이의현 대표는 고대 노르웨이어 'brandr’를 화두로 던졌습니다. 브랜드라는 단어의 어원인 이 말은 '태운다(to burn)'는 뜻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즉, 브랜드란 낙인을 찍어 표식을 하듯이 식별하고 책임지는 관계라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이 대표는 “생산자와 판매자, 수요자 모두가 그 관계 안에서 각자의 도(道), ‘도리’를 다했을 때 좋은 브랜드가 탄생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옐로우독 제현주 대표는 좋은 브랜드의 3요소로 ‘구별된다’, ‘일관되다’, ‘자부심을 준다’를 꼽았습니다. 특히 자부심은 사회, 윤리적 가치 소비를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동기 요인이기 때문에 오늘날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사회적 책임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의 김승언 디자인 설계 총괄은 브랜드란 회사가 보이고 싶은 이미지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모습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단순히 로고타입이나 컬러 등의 비주얼 만이 아니라, 회사의 사회적 책임, 경영진 철학, 서비스 유용성, 직원 마인드 등 모든 총체가 브랜드라는 것입니다.
엘레멘트컴퍼니 최장순 대표는 꾸준한 흑인 지역사회 기여로 LA 폭동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맥도날드, 공정무역 참여로 사람들에게 소비의 명분을 준 스타벅스 등의 사례를 통해 브랜드의 상품, 서비스의 기능보다 책임과 의미에 주목했는데요. 특히 우리가 말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책임(Response + Ability)'을 기업이 마땅히 사회에 응답해야 하는 일로 풀이했습니다.
‘라이프플러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토대로 금융업의 파괴적 혁신과 재도약을 꿈꾸는 한화생명 역시 브랜드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저성장 시대, 밀레니얼을 새로운 주 고객으로 상대해야 하는 금융업은 현재 위협적인 환경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브랜드전략팀 박찬혁 상무는 “보험은 상부상조의 기제로 시작됐으며 금융업의 본질 또한 자본의 융통이자 흐름이라는 데 착안해 사회 성장에 대한 가치 지향을 리브랜딩의 방향으로 삼았다”고 밝혔습니다. 농인 야구선수를 위해 직접 야구 관련 수어를 만든 캠페인이나 매월 보육원 아동과 봉사자가 1 대 1로 짝을 이뤄 일상을 보내는 ‘맘스케어’ 등이 대표적 활동입니다. 이런 활동을 단순히 자선이나 사회공헌이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의 간극을 메우고, 고객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브랜딩으로 인식하고 책임 있게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박 상무는 “브랜드 책임을 위해 진정성에서 이탈하지 않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이날 팀 렛잇비의 귀에 꽂힌 단어 중 하나는 '밀레니얼'이었습니다.
브랜드를 통해 사회∙윤리적 가치 소비 이미지를 취하고 그것을 자신의 신념으로 삼는 세대. 국내에선 최근 들어 부쩍 밀레니얼을 주목하는 모양새지만, 타임지는 이미 2013년 이들 세대를 표지로 삼아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제현주 대표는 "추구하는 미션이 곧 지속 가능한 브랜드"라며 "가치 지향이 곧 브랜드 가치가 되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최장순 대표는 앞서 강조한 브랜드의 책임감이 곧 개인의 행복감으로 귀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갈구하는 ‘이상적 자아’와 그들이 처한 ‘현실적 자아’의 간극과 공동체 안에서의 개인의 소외를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또 소비자와의 특별한 관계를 형성할 때 그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홍익대학교 장동련 영상대학원장 역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인용해 “살아남는 브랜드는 가장 강하거나 가장 똑똑한 브랜드가 아닌,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한 브랜드일 것”이라며 트랜스 미디어 시대 속에서의 밀레니얼 세대와 공존하기 위한 ‘적응력’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브랜드와 기업이 잠재 고객인 밀레니얼에게 손짓하기 위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뽐내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요. 위메프 역시 고객에게 다가가고, 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여러 브랜딩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만이 아닌 진정으로 브랜드 사용자, 고객과 교감하기 위한 책임 있는 브랜딩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이 많은데요.
이날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네이버 김승언 총괄의 말의 여운이 계속 남습니다. 그에 따르면 올해 20주년을 맞은 네이버 브랜드는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를 지나 ‘정체기 to 재도약’이라는 단계에 와 있는데요. 15년간 네이버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사업의 흥망성쇠와 사회적 부침을 겪은 그는 “브랜드와 구성원이 동반 성장하면서 브랜드의 본질에 비로소 다가선 것 같다”며 “브랜드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아닌 결국 사용자들이 스스로 느끼는 감각적인 느낌”이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현재 네이버는 “러브마크가 될 수는 없어도, 유용함은 잃지 말자”는 것을 모토로 삼고 모두가 당연히 사용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메프도 내년 이맘때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주년이 됩니다. 모두에게 러브마크는 아니지만, 우리가 줄곧 추구해온 핵심가치 ‘가격’에서의 유용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10년이라는 시간을 고객들과 함께 보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브랜드 네임에서부터 주어진 소명과 퍼스널리티를 잊지 않고, 고객 중심 이커머스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발걸음에 앞서 늘 “어떻게 보여질까가 아닌 어떤 브랜드가 될까”라는 고민을 먼저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