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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와 미식을 즐기는 비즈니스맨”

IN YOUR CART 5: 오탁민님

IN YOUR CART는 팀 렛잇비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온라인 장바구니를 살펴보는 본격 취향 탐구 인터뷰 코너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욕망과 감각이 담긴 위시리스트가 궁금합니다.

다섯 번째 인터뷰이는 즐거운 미식 라이프를 경영하는 오탁민님입니다.



이름: 오탁민

직업: 사업가 (미래식당 CEO)





사업가로의 커리어를 말해달라.

대학교 졸업할 즈음인 2014년도 7월 록큰롤비즈니스그룹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5년째 사업하고 있다. 현재 로컬 푸드 메이커들과 고객들을 연결해주는 ‘미래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직전에는 ‘라이프러리’라는 모바일 인터뷰 매거진 회사를 서비스했는데, 유명 인사의 삶을 하나의 책과 같이 모바일 콘텐츠로 보여주려는 시도였다. 마치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통해 위메프 브랜드스토리 인터뷰 매거진이 운영되는 것처럼. 콘텐츠 사업은 여전히 어렵지만, 당시 콘텐츠 소비 시장은 더 설익은 상태였다. 사실 비즈니스보다는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한 일이었고, 소셜벤처의 성격이 강해서 수익화를 할 것인지 고민을 하다 개인 프로젝트로 돌렸다. 정리하면 두 번의 창업을 했고, 첫 사업은 소셜벤처로 시작했다면 지금 운영하는 미래식당은 이전 사업에 비해서는 좀 더 커머셜한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라이프러리를 통해 만났던 유명 인사들 중에 본인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이 있다면.

한 명만 꼽기 어렵지만, 2013년 설국열차 개봉 전에 만난 봉준호 감독이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매사 자신감 있게 임할  있느냐라는 질문에 "자신감 있는 척하는 거예요. 감독이니까. 수백 명 스태프 앞에서 우왕좌왕하면 안 되잖아요. 고민이야 온전히 제 몫인 거고"라고 말했는데 그게 내게는 리더십에 대해 크게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전까진 리더십이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리더들도 다들 나름의 고충을 감추고 일한다는 점을 알고 나선 나의 어려움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됐다지금까지  감독의 생각을 리더십의 이정표로 삼고 있다.



미래식당을 소개해달라. 사업을 시작한 배경이나 이유도 궁금하다.

미래식당은 일상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로컬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다. 처음에는 내가 대전 출신이어서 성심당 빵을 친구들한테 배달해주던 것이 모티브가 됐다. 요즘은 성심당 빵을 전국 어디서나 사 먹을 수 있게 됐지만, 예전에는 고향 대전에 다녀올 때 서울 친구들에게 퀵으로 보내주거나, 한가득 사 와서 택배 보내주는 게 자주 있는 일이었다. 또 부모님이 고향에서 식당을 하셔서 온라인에서 식당의 ‘미래’를 만들어보자는 오랜 생각도 있었다. 음식을 좋아하고 잘 만들고 싶어 노력하는 메이커들을 발견하고, 온라인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마켓 플레이스로 시작한 셈이다. 미래식당을 줄이면 ‘미식’인데, 미식 생활을 선물한다는 철학을 표현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



마르셨는데... 먹는 것 좋아하나?

푸드파이터 느낌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좋아한다.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먹는 일을 특별히 좋아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가장 잘 대우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음식을 찾아서 먹는 행위는 자신을 대접해줄 수 있는 상당히 쉽고도 중요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좋은 음식이란?

맛있고, 몸에 건강하게 작용하고, 그 자리를 기쁘게 만들고, 만든 사람의 생각이 느껴지는 음식.



요리도 직접 하나? 

사실 요리를 하는 빈도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하지만 미래식당에서 산 간편식을 조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웃음) 친구 지인 등을 초대해서 함께 식사할 때는 꼭 ‘미식’ 음식으로 준비한다.

 

추천하고 싶은 ‘개취’ 미래식당 베스트 3 상품이 있다면?

모모스커피의 예가체프 원두, 미스터돌의 복숭아 병조림, 장진우 셰프의 토마토시금치 카레.



취미는 무엇인지.

흔히들 취미라고 말하는 운동과 독서. (웃음) 운동은 등산도 좋아하고 웨이트도 하는데, 그중에 꾸준히 하는 게 있냐고 하면 최근 5년 동안 해온 요가. 보통 요가를 하면 유연해진다고들 많이 얘기하는데, 그보다는 ‘힘을 빼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게 더 적확한 표현 같다. 책은 편식하지 않고 고루 읽는 편인데, 경영서는 거의 끼고 다니는 편이다.



경영서 가운데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하이아웃풋 매니지먼트>. 지금은 고인이 된 인텔 CEO 앤디 그로브가 80년대 쓴 책인데, 한국에는 작년에 출간됐다. 드러커의 <매니지먼트>가 경영에 대해 컨셉츄얼한 정의를 내려주는 바이블이라면, <하이아웃풋 매니지먼트>는 이런 드러커의 사상과 궤는 같이 하면서, 그가 인텔을 경영하며 해온 실무 레벨의 경험을 알려준다. 회의는 어떻게 하는지, 조직도는 어떻게 그리는지, 성과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등. 심지어 그의 하루 일과도 보여준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의외로 대단한 것보다는 실무적인 것들의 데이터가 적어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텔 CEO의 수첩을 들여다보는 듯한 이 책이 소중하고 고마웠다.



멘토로 삼는 선배 사업가나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본인의 주관과 스타일을 반영해 좋은 제품을 만드는 분들, 확고한 신념으로 커머셜한 성공을 하는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런 맥락에서 소위 말하는 기업가들 보다는 디자이너나 건축가미술가들의 삶과 생각들에서 배우고 공감하는 일들이  많다최근 영화로  디터람스얼마  공연에서 만난 한스짐머 같은 분들에게도 영감을 많이 받는다.



개인으로, 사업가로서 목표 또는 지향점은.

개인으로의 지향점은 “경험이 많은 사람,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20대에 사업을 시작했고, 이제 서른 중반에 들어서다 보니 다가오는 40대, 50대에는 어떻게 잘 나이 들어가며 보낼까 관심이 많은 시기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사람들을 만나고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더라도 멋있게 잘 나이 드는 법에 대해 유의 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사업가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좋은 사람으로 가는 과정의 수단이지 않을까. 언젠가 엔터테이너 유병재가 성공한 이들보다 주변에 모자란 사람들로부터 많이 배운다고 하는 걸 본 적 있는데, 이렇게 가감법적인 방식으로 삶의 방향을 찾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평소 “이렇게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비지향점’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궁극적으로는 “이 회사를 얼마짜리로 만든다”거나, “유니콘을 만든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무엇을 만든다”고 분명히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업가도 여러 부류가 있을 텐데 계속해 스케일업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아서 명료한 걸 만들어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이 매력 있다고 생각한다. 록큰롤비즈니스그룹의 비전은 ’비즈니스로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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