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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엔디 Oct 25. 2024

쉼표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바뀌어진 스케줄

  제 이름이 좋습니다. 흔하지도 않을뿐더러 특이하지도 않습니다. 이름 때문에 놀림의 대상이 되지도 않고, 아동스러운 이름도 아닙니다. '나랑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예전엔 그 두꺼운 전화번호부를 뒤적여서 같은 이름이 몇 명일까 세어보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의사도 있고, 기자도 있네요. 교수나 연구자도 눈에 뜨입니다. '내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성향이 비슷한가 보다'하며 마치 나도 그런 부류의 한 사람인양 흐뭇해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떤 사람은 할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주기도하고, 부모님이 혹은 삼촌이 또는 고모가 지어줍니다. 작명소라는 곳도 있죠. 보통 작명이라는 것은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름에 쓰인 한자(漢字)가 우주만물의 생성(生成)과 변화의 기운(氣運)이 깃들여 있어서 그러한 기(氣)의 흐름이 사람에게 작용함으로 길흉의 흐름을 타게 된다는 것이 기본 사상입니다.


 군대 휴가를 나와서 청량리의 한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연로한 어르신이 다가오더니 제 군복 명찰을 보고 한바탕 성명학을 늘어놓습니다. 제 이름은 '수(水)-목(木)-수(水)'의 형태로 물길을 막는 형국이라 좋지 않다는 해석과 함께 물이 밖으로 뛰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운명'이라는 겁니다.  귀담아 듣진 않았지만, 후일 일이 잘 안 풀리고, 하는 일이 잘 안 되면 '내 이름 탓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 이름을 지을 때 부모님이 작명소에 가서 이름을 받았다고 합니다. '쉼표'로. 잉? 쉼표! 깔깔깔 "왜 마침표로 하지 그랬어?" 하면서 웃었던 적이 있는데, 추측하기론 깊을 심(深)을 사용한 '심표'였던 것 같습니다. 물 수(水) 변의 한자가 음양오행의 수(水)에 해당되니까 '수(水)-수(水)-수(水)' 형태로 물길을 만들어주는 구성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행인 것은 부모님이 작명소에서 제시한 이름이 너무 맘에 안 들어서 현재의 이름으로 호적에 올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산속 깊은 곳에 들어가서 10여 년 동안 '음양오행(陰陽五行)'사상과 '주역(周易)'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그 사람은 신접한 자도 아니었고 무당도 아니었으며 '도(道)'의 이치를 깨닫고자 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자기가 공부한 그 방법대로 사람의 '생년월일'과 난 '시(時)'를 풀이하면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맞출 수 있었다는 사실에 흥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끝내 이 사람은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고 '예수사람'이 되었음을 간증했습니다.(CBS-새롭게 하소서 프로그램 중 ; 3-40년 전 이야기) 그분 말인즉슨..... 대부분의 인생이 '주역(周易)'에 의한 풀이대로 설명이 되었는데, 유독 '예수 믿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소위 '사주팔자(四柱八字)'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돈과 권력과 명예를 안고, 어떤 사람은 병과 고통과 시름 속에서 한평생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죠. 만에 하나 그렇다할지라도 예수님을 주로 믿는 우리는, 이제 '세상의 법'아래 있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법'아래 사는 그분의 자녀이며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백성입니다.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베드로전서 2장10절)' 세상의 법이, 세상에서 말하는 '팔자'가 우리를 주장하지 못합니다. 이제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선'하시며 '거룩'하신 뜻 가운데 당신의 자녀로 살아가는 스케줄로 바뀐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제 이름이 좋습니다. '위엔디‘라는 브런치스토리 필명도 맘에 듭니다. 부르기 좋고, 기억할수록 미소 짓게 하는 이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쉼표가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대문사진 출처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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