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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경 May 15. 2022

작가님 글을 못 본 지 무려… 210일이 지났어요!

열성을 다해 즐겁고 싶었던 210일

아니 근데, 어느새 210일?

 요새 브런치에서 주기적으로 이렇게 귀여운 앱 푸시도 오더라, 사용자 데이터 기반으로 특정 일자 내에 앱 실행 이력이 없거나 글 업로드 이력이 없으면 보내는 형태인가, ‘ㅠ_ㅠ'이모티콘과 함께 날아온 귀여운 메시지였지만 묘하게 채찍질처럼도 느껴졌다.


최근 두세 달 온전히 나를 위한, 나만을 위한 주말의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게 바빴느냐라고 물어본다면 결코 아니다. 마치 비유하면 아직 힘이 없는 말랑한 점토로 반죽해 발판을 만들고 다른 모양으로도 바꿔보고 굳기를 봐서 다시 만들어 보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 함께 다져보는 도약의 시간을 보냈다. (라는 표현도 사실 좀 거창하다.)


집을 그릴 땐 지붕 먼저 그리는 게 아니랬어


주말도, 평일도  달에 한두 번은  갖던 가족 모임도 참여하지 않고 정신없이 일에 대한 생각만 해온  같다. 의심과 잡생각이 많은 탓에  길이 110% 안전하다가 피부로 실감되지 않으면 성큼성큼 나아가지 진행도, 결정도, 확장도 늦어지는 .  글을 지금도 워드에 쓰면서 브런치에 남길까 말까 싶지만 가끔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글로 정리하는 것이 편하고 내게 가장 좋은 방법인걸 알기에 일단은 계속 써보기로!


누군가 내게 종교를 묻는다면 크리스천이라고 대답은 하지만 난 단연코 고결하고 깊은 신앙심이 마음에 뿌리내리지는 않은 사람이다. 눈에 보이는 근거 없이 쉽게 ‘믿음’을 실천하지 못하기에 세상적인 것들과 아주 당당히 양다리를 걸치고 사는 반 신앙인..?이라고 하면 맞을까. 그럼에도 대학시절부터 꾸준히 소통을 이어오고 있는 목사님 예배에 가끔 온라인으로 참석하고 삶을 나누기도 하며 ‘실’처럼 얇은 신앙의 끈을 놓지는 않으려 노력한다. 이상하게 이 실 같은 믿음마저도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끊어질 것 같았지만 10년째 잘 지켜오는 중


최근 그런 기사를 봤다. 루머 일지 모르지만 코로나19 확진 2-3개월 차에 접어드는 사람들이 가장 크게 겪는 고충이 평소엔 없었던 체력 저하를 비롯한 불안 장애와 우울감에 시달린다는 이야기, 지금 내가 딱 그 정도 시기에 접어들어서인지 저 기사를 믿고 싶은 것인지 모르지만 텅텅 빈 사무실에 앉아 잠시 멍 때리거나, 자기 전 누워서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하고 정리하던 중 사람으로 비유하면 마치 덩치가 아주 큰 상태의 공포감이 밀려와 울기도 했다.


“은경 자매는 그런 불안감이 들 때 그 감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요인이 요새는 뭐야~?”


목사님의 이런 질문에 과한 솔직함으로 한때는 “저 술이요 하하하하하”라고 대답했었다. 물론-! 넓은 마음으로 듣고 같이 웃어주시는 친밀감이 형성된 관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팩트이지만 장난 같은 말들!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며 저런 질문을 듣고도 노트북으로 투닥투닥 PPT 파일 만지던 중 걱정하실까 싶은 마음에 뭔가 꾸밈 있는 대답을 드리는 게 맞을까, 솔직하지만 심플한 답변을 드리는 게 맞을까 싶었다.


무엇이 당신을 즐겁게 하나요


“음, 없어요….. 하하”





불안감을 주는 요인은 많았는데 이 감정을 덜어줄 즐거움이 나한텐 없었다. 너무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일이나, 생활에 브레이크가 걸렸을 때 어떻게 다시 나아가는지,


나는 최대한 그냥 산다. 원래처럼 일을 하고 원래처럼 술도 마시고 원래처럼 집에 잘 박혀서 지내고. 되게 열심 인척, 되게 열성적인 커리어 우먼 인척!


전 회사 퇴사 이후 휴식기, 모 타 채널 MD와 잠시 소통할 일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생긴 마찰이 약 한 달간의 소문과 반협박이 되어 골치 아픈 일이 있었다. 이 업계가 좁다는 둥, 내가 어디서 뭘 하는지 다 알고 있다는 둥, 비슷한 업계에선 일하지 않는 거로 해석하겠다는 둥 (실제로 뭘 시작도 안 했던 상황에)


그리고 소문도 내고 알아도 봤다더라, 그 사람만큼의 비슷한 인맥으로 나 역시 그를 알아본 결과 이런 여론몰이로 피해를 준 이력이 다 수 있고 본인이 현재 속한 회사를 속인 일들도 여럿 있어 수면 위로 떠오르면 피해 볼 건 그쪽이었다. 내가 이제 그만하라는 사인을 줄 수도 있었지만 민망함과 함께 스스로 패기 어린 지금의 모습을 후회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은 상태, 그러나 장전은 완료.


위와 같은 정작 마주하는 부정적인 상황에 대해 차분하게 분석해서 대응할 힘은 지금도 있고 언제나 있다. 깊게 많-이 생각하고 촘촘하게 판을 잘 짜는 사람은 예상하기 힘들다 하지 않는가.


누구한테만 쉬운 길이란 건 없다


“너 스트레스 세포단위로 받으면 변비 걸린다”

"한 번 외쳐봐 어쩔티비~!"(ㅋㅋ)


때로는 허공에 둥둥 날아다니는 것 같은 나를 잘 아는 친구의 말이 진짜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지금 난 즐거울 힘이 없다. 다른 감정에 힘과 진심을 다 써버렸는지 정작 나를 케어해야 할 감정에 쓸 에너지는 아깝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열성과 진심을 다해 즐겁고 싶다. (몰라 나도)


이 글을 읽게 되었고 나를 알고 요새 많이 보는 사람이라면 양해를 구하고 싶다. 가끔 텐션 장애가 와서 이상한 소리를 내고 이상한 동작을 취하더라도 너무 당황하지 마시길..! 단전에서부터 미친 긍정 불러와서 용기 있게 당신과 즐겁고 싶다고 내뱉는 표현이니꽈!


늘 마무리가 이상해

저쩔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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