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잊지 못할 선물

언니들에게 물었습니다(1) / 독립잡지 언니네 마당 Vol.02 中

by 이십일프로
비 오는 날, 우산

약속은 펑크 나고 비마저 주룩주룩 내리는 이태원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흑인 한 명이 와서 우산을 주면서 쓰고 가라고 했을 때! 영어로 얘기한 걸 알아들었냐고? 그 흑인 한국말 진짜 잘하더라. 유창한 한국어로 “헤이, 가져가!”(발음도 좋았다.) - 22세 女大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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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결혼식 전, 남자 친구에게 당신은 나한테 프러포즈 안 하냐고 했더니 맥주집 앞에 있는 풀을 막 캐 담더라. 그걸 집에 가져와서 조그만 화분에 심어줬는데 꽃이 너무나 예쁘게 폈다. - 우 여사



프릴 달린 예쁜 블라우스와 원피스

초등학교 6학년 졸업 여행 때 엄마가 내 맘에 쏙 드는 블라우스와 원피스를 사주셨다. 언니들이 많은 관계로 물려받은 옷을 많이 입었고, 어쩌다 새 옷을 사더라도 실속 있는 옷이 대부분이었던 70년대였기에, 또 내가 옷에 특별히 관심 있던 여학생도 아니었기에 아무거나 입고 다녔던 그 시절. 막상 예쁜 새 옷을 입고 보니 그 맛이란… 아마 그때부터 위, 아래옷을 깔맞춤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나 싶다. - 형광 공주



마론 인형

내가 어릴 때 우리 엄마는 시집살이를 호되게 했다고 한다. 그때 그 시절 누군들 안 그랬겠냐 싶지만서도 주위 친척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하니, 할머니도 보통 분은 아니셨던 듯하다. 하루하 루 콩나물 몇 백 원어치를 사는 돈마저도 할머니께 일일이 타다 썼던 엄마는, 살림살이 외에 드는 돈은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어렸던 나는 친구들 이 가지고 놀던 마론 인형이 그렇게 부러워 사달 고 엄마를 졸라댔었는데, 엄마는 할머니께 말을 꺼냈다가 호되게 핀잔만 들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가정사로 인해 엄마와 떨어져 살면서 어릴 적 기억은 흐릿해져 갔다. 일 년에 두세 번 엄마와 만나던 고2의 어느 날, 갑자기 마론 인형을 내밀면서 엄마가 해준 이야기…. 너무너무 사주고 싶었는데 못 사준 게 한이 되더라고, 그래서 지금이라도 꼭 사주고 싶었다고- 씨양




언니네 마당 11호 "일은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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