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엄마의 금쪽이 둘 양육 에세이- [1. 금쪽이와 금동이]
-초등교사 엄마의 금쪽이 둘 양육 에세이- [1. 금쪽이와 금동이]
새로 전입한 선생님들을 맞이하는 3월의 환영회 자리다. 바쁜 하루 일과 동안 복도에서 인사만 했던 동학년 선생님들과 한 테이블에 앉았다. 전입한 선생님들의 인사와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 모두 큰 박수를 치고 이어 식사와 담소가 시작된다. 갓 결혼한 김선생님과 4살 아이를 키우는 권선생님, 그리고 초등 6학년과 4학년 아이를 키우는 나. 신혼인 김선생님도 곧 자녀를 계획하고 있어서 우리의 이야기는 학교 이야기에서 자녀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선생님, 오늘 아이 하원은 어떻게 했어요?"
퇴근 이후 시작되는 회식자리라 권선생님 아이의 어린이집 하원은 누가 담당하는 건가 궁금해서 물어본다.
"오늘은 남편이 하원과 육아 담당이에요."
"남편분이 시간이 되어서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가만 보면 남편분이 되게 자상한 거 같아요."
"그렇기도 한데 제 아이가 남편 껌딱지예요. 저보다 남편을 더 좋아한다니깐요. 태명 때문에 그런가 봐요."
권선생님이 말한다.
"태명이 뭔데요?"
"딱지요. 딱지"
"무슨 뜻이에요?"
"아빠한테 딱 붙어서 떨어지지 말고 잘 크라고 그렇게 지었는데, 아이 인생은 태명따라 간다는 거 있죠? 그래서 가끔 서운할 정도로 아빠만 좋아한다니까요."
"아니, 아이 인생이 왜 태명따라 간대요?"
아직 신혼인 예비 아빠 김선생님이 웃으며 묻는다.
"친구가 그러던데요? 친구가 아이 태명을 튼튼이로 지었는데 그래서인지 지금 죽자고 뛰어놀기만 해서 튼튼하기만 하고 공부는 뒷전이래요."
"아니, 그래서 그런가. 내가 방귀대장 뿡뿡이가 귀여워서 우리 애 태명을 뿡뿡이로 지었는데, 맨날 방귀만 뿡뿡 껴대잖아요."
"하하하."
우리 얘기를 건너듯던 옆 테이블 다른 학년 선생님이 하는 말씀에 다들 웃음이 터졌다.
나만 웃지 못한다. 나만 세상 심각하다. 우리 애 태명을 내가 잘못 지었나.
"그래서 우리 애가 그런가봐요. 태명 때문에...."
"태명이 뭔데요?"
"금쪽이요. 금쪽이!"
생각지 못한 태명에 다들 아까보다 더 크게 웃는다.
"아이고, 하하. 왜 애 태명을 그렇게 지으셨대요?"
"그땐 오은영 선생님 금쪽이 프로그램이 없었거든요."
맞다. 그렇지 하며 수긍하는 표정들이다.
금쪽이, 금쪽 같이 귀한 내 새끼. 소중하게 잘 키우겠다고 지은 태명인데, 진짜 태명을 잘못지었나 후회가 된다. 태명을 다른 걸로 지었으면 무난한 아이로 태어났으려나.
"그럼 둘째는 태명이 뭐예요?"
"금동이요. 금쪽이 동생이라고 금동이. 태명이 금쪽이가 아니라서인지 금쪽이보단 키우기 조금 편했어요. 김선생님, 태명 고민해서 꼭 좋은 걸로 잘 지어요!"
언젠가는 아이를 키우게 될 김선생님에게 진심을 담아 조언을 건넨다.
오은영 선생님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문제 있는 아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금쪽이, 그 금쪽이의 엄마가 나다. 그리고 금쪽이에 버금가는 금동이의 엄마도 나다. 어쩌다 소중한 나의 두 아이가 다 ADHD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