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 하거라. 나 자식아.
항상 그랬다. 기대한 건 잘 안됐다.
난 매사에 바람이 많은 아이였으므로,
이루어졌으면 했던 대부분의 일들이 잘 안됐다.
매번 실망하고도 또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번엔 다를거라고 마음을 부풀렸다.
그래서 또 낙담했다.
푹! 꺼진 마음을 펴는 일은 쉽지않다.
늘어났다 줄어든 마음은
주름이 많이 지니까 더욱 그렇다.
게다가 하나하나 펴는 일은 꽤나 상처가 된다.
원래 복기하는 과정은 뼈 아픈잖는가.
내 손을 떠난건 잊어야 한다.
빨리 잊을수록 좋다!
그래야 코앞으로 다가온 일들에 집중할 수 있다.
다짐해보지만,
부풀어 오른 마음은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자꾸만 하게 되는걸....
바라던 것 중에 이루어진 것이 있었던가.
세어보아도
두 개? (탈탈 털어도 진짜 두 개뿐이다.)
더군다나 그 두 개의 일은...
생각지도 않았던 우연을 계기로 찾아왔었다.
느닷없이, 예고도 없이.
희망이란,
바라지 않아야 이루어지는
우연에 기대어야 넘어가지는
까먹고 살아야 제 발로 찾아오는
"낯선 손님" 같다.
올해가 가기 전에 손님맞이를 했으면 좋겠는데..
바라면 또 안 이루어지겠지?
긍정적으로 살아야 좋은 일이 생긴다는데..
그 말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ps. 최근에 바랐던 야심찬 기대가 무너지는 바람에
또 우울해져버렸다.
가을걷이는 물건너 갔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