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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영 Jan 04. 2025

나의 롤모델들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나의 롤모델들이 있다.

학창시절엔 불의와 싸우는 문익환 목사였다.

기자 시절엔 언론인 리영희 선생이었다.

대학 등에서 강의할 땐,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유시민 작가였다. 지금은 문의환 목사와 언론인 리영희는 내곁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이들의 공통점은 옳다 그르다 판단 이전에, 신념이 강하고 논리형식이 일관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글을 읽거나 말을 들으면, 통쾌할 정도다.


그런데, 지금 나의 롤모델들은,

워렌 버핏, 찰리 멍거 등의 투자가들이다.


나는 늙어 가고 있다. 현실에서도 이를 게 부정하기 어렵다.

나의 롤모델이었던 문의환, 리영희, 유시민 선생들이 내 머리 속에서 어느 순간 흐려진지 오래다.


이들의 열정과 정의로움의 갈망을 의심해서가 아니다.

내가 감당하기엔 무거운 주제가 되어가고 있었던 거다.

보수 진보 어느 영역에서도 날 가두길 꺼리는

나로선 단지 멀리서나마 내면적으로 그들을 응원하려 한다.


내가 잘 해 나갈 수 있는 것은,

건강을 잃고 자신의 길을 제대로 못 걸으며,

노동력을 잃은 그들에게, 투자 마인드로 한발짝 다가서는 것이다.

작은 등불의 역할일지도 모른다.

세상을 읽어가면서, 휴대폰 하나 들고 제대로 버튼을 누르는, 투자 하는 삶과 함께하는 가느다란 엷은 빛.

이를 오늘도 꿈 꿔 본다.


나의 롤 모델도 이러한 사람들이 어느새 되어 가고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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