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인 <픽코마, 일본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한 이유>에서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픽코마의 전략에 대해서 설명했다. 픽코마는 회차 단위 판매를 통해 스낵 컬처로서의 만화/웹툰 소비를 유도했고, '기다리면 무료'를 통해 픽코마 어플에 대한 유저의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픽코마 어플을 사용해보고 이를 정리한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이용 기간은 약 2~3일 정도이며, 전반적인 UI와 어떠한 한국 웹툰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파악하고자 하였다.
픽코마 어플의 전반적인 구성은 최상단 배너를 통해 모든 콘텐츠를 <망가>, <스마트툰>, <노벨>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상단 광고 아래에 <요일 연재>, <오늘의 업데이트 작품>, <기다리면 무료 작품> 3가지 배너를 통해 어플의 시스템을 크게 나누고 있으며, 최하단 배너는 홈, 신작, 랭킹, 책장(서랍), 마이페이지 등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중 홈에서는 <픽코마라면 우선 이거!>, <인기 급상승!>, <픽코마 독점 선행 타이틀> 등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여러 일본 만화와 웹툰을 추천하고, 이벤트를 홍보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요일과 연령/성별별 순위로만 웹툰을 나열하는 네이버 웹툰과 달리, 기존의 카카오페이지와 흡사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어플 UI는 홈부터 다양한 카테고리로 콘텐츠를 구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지에 비해 조금 더 직관적이고 단순한 편이다. 이 부분은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고, 서비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카카오페이지만큼 복잡해질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만화를 클릭하면 해당 만화의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같은 게재지의 작품>, <이 작품을 읽은 당신에게>, <같은 장르의 인기 top3>를 통해 관련 작품을 추천하고 있다. 국내의 많은 웹툰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독자가 이어서 다른 작품을 읽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품 추천 부분은 도리어 한국 웹툰 플랫폼보다 추천 작품 수가 많고, 꼼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AI를 활용한 추천 시스템의 도입 이후, 클릭률이 1.5배 이상 개선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의 경우, 작품마다 24시간, 3일, 7일 등등 기다리는 시간이 다양한 카카오페이지와 달리 23시간 기준으로 통일되어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원래는 24시간이었으나, 라인 망가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기다리는 시간을 1시간 줄인 23시간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출석 스탬프 이벤트, 웹 소설 50% 환급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픽코마는 현재 약 50,000점 정도의 만화를 제공 중이며, 이중 한국 웹툰은 약 1~2% 정도에 불과하다. 당연하게도 대다수의 웹툰은 카카오페이지와 다음 웹툰에서 연재되었던 작품들이다. 한국 웹툰의 비중은 적지만 놀랍게도 전체 거래액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픽코마는 한국 웹툰을 ‘스마트툰’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픽코마는 한국 웹툰이 생소한 일본인들을 위해 따로 페이지를 할애하여 스마트툰을 설명, 홍보하고 있다.
스마트툰이란 smart와 cartoon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새로운 만화 콘텐츠입니다.
스마트툰의 매력1 : 풀컬러
아름답고 색채가 풍부한 그림을 통해 마치 눈앞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듯한 긴장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스마트툰의 매력2 : 세로 스크롤
스마트폰의 세로 스크롤로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어요!
세로로 진행되는 이야기의 새로운 감각을!
스마트툰 작품은 전용 홈 및 부착된 배치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스마트툰으로
일상의 소소한 시간을 더 즐겁게! 꼭 기대해주세요!
스마트툰 작품은 이쪽으로!(클릭)
픽코마의 PC와 모바일에서 모든 한국 웹툰은 '스마트툰'이라는 빨간색 마크가 붙어있어서 일본 만화사이에서도 바로 구분가능하다. 나름의 차별화 전략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스마트툰은 23시간을 주기로 하는 '기다리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직접 확인한 결과, 종합 인기 순위의 50위 중 31개가 한국 웹툰인 스마트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2021.05.08 기준) 이 중 1위부터 6위는 모두 스마트툰이다. 또한 모두가 읽고 있는 화제작 순위에서도 30위 중 24개가 한국 웹툰이 자리하고 있었다. (*2021.05.09 기준) 픽코마의 종합 인기 순위 50위 안에 있던 작품은 <나 혼자만 레벨업>,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도굴왕>, <메디컬 환생>, <공작부인의 50가지 티 레시피>, <그림자 황비> 등등 모두 국내에서도 큰 인지도를 갖고 있는 카카오 페이지 웹툰이었다.
추가적으로 다루어보자면, 일본 시장 내에서 픽코마와 경쟁하고 있는 라인 망가의 경우, 종합 인기 작품 50위 중 10개가 한국 웹툰이 차지하고 있다. 라인 망가의 종합 인기 순위에 있던 작품들 또한 <여신 강림>, <싸움 독학>, <재혼 황후>, <외모지상주의>와 같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네이버 웹툰 작품들이었다. 픽코마와 라인망가의 종합 인기 순위를 종합해 보았을 때, 학원물, 빙의물, 회귀물 등 장르와 상관없이 국내에서 검증되었던 작품이 일본 독자를 상대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픽코마를 사용해보며 느낀 점은, 한국 웹툰이 일본 만화와 구분된 콘텐츠로써 잘 자리잡아 있다는 점이다. 이는 웹툰의 비중은 2%인데 비해 전체 거래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일본 만화와 분리한 스마트툰 배너를 따로 마련한 점, <픽코마 독점 선행 타이틀> 이라는 코너를 통해 한국 웹툰만을 따로 모아둔 점, 어플 홈의 상단부에는 스마트툰의 노출이 많은 반면 하단부에는 일본 만화의 노출이 많은 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한국 웹툰을 일본에 선보일 픽코마의 성장 가도가 기대된다.
글. 강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