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알고 있지만>은 배우 한소희, 송강 주연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알고 있지만>은 네이버 웹툰 원작으로, 나쁜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정서 작가는 여자 주인공인 유나비와 그녀 주위의 남자 캐릭터를 통해서 어딘지 꺼림직한 남녀관계에 대해 섬세히 다루고 있다.
| 유나비와 박재언의 관계
남친의 바람으로 길고 길었던 900일간의 연애를 막을 내린 유나비는 대학 술자리에서 처음으로 박재언을 만난다. 서로 가까워지며, 호감을 표시했다고 생각한 나비는 박재언에 대한 마음을 점점 키우게 된다.
나비에게 다정한 재언
하지만 박재언은 한마디로 능숙한 여우다. 여자를 설레게 하는 데는 도가 튼 남자랄까. 외모 훈훈하고, 분위기도 좋고, 어쩐지 비밀스러워 보이는, 한 번쯤은 엮여보고 싶은 그런 남자. 나비는 재언에게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지만, 이내 재언의 어장 속에 자신 같은 여자는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미 한번 남자에게 데여본 적이 있는 나비는 재언을 밀어내 보지만, 재언은 꽤 끈질기게 개수작을 부린다. 자신은 특별 취급 아닐까 하며 희망 고문 당하던 나비는 결국 재언과 엔조이 관계가 되어버리고 만다.
정말 박재언이 다른 누군가와 사귀면, 그것도 ‘진짜 사랑’을 하면.. 상상하는 것만으로 분해져.
-22화 유나비 독백 中-
그렇게 관계를 이어나가는 동안 두 사람은 나름대로 속 깊은 이야기까지 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연인처럼 시간을 보내고 다른 여자들보다 박재언과 가깝게 지내지만, 박재언의 ‘임자’는 유나비가 아니다.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아무도 갖지 못하는 남자. 나비는 재언이 나쁜 남자임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관계를 쉽게 끊어내지 못한다.
| 파국 결말
후반부에는 드디어 박재언의 ‘임자’가 등장한다. 나쁜 남자인 재언이 점점 나비에게 빠져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박재언의 임자는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다. 나비는 질투로 인해 재언의 여자친구에게 자신과 재언의 관계를 폭로해버린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재언은 나비를 찾아와, 자신의 진짜 사랑은 너였다고 고백한다. 재언은 너를 정말 좋아한다고, 앞으로 바뀌고 노력하겠다며 나비를 따라다닌다. 아직 재언에게 마음이 남아있던 나비는 결국 재언을 받아들인다.
박재언의 본색 드러내기..
하지만 박재언이 유나비를 찾아와 구애한 이유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만든 나비에게 복수하려 했기 때문이다. 박재언이 앙금을 품고 달콤한 말로 유나비를 꼬신 뒤 버리려고 했다는 것이 드러나자, 독자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 결국 유나비와 박재언의 관계는 완전히 끝나버린다.
마지막 화에서 유나비는 자신을 일편단심으로 바라봐 준 순수한 모태솔로남 양도혁과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유나비가 지난 과거로 인해 계속해서 자신의 애인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며 웹툰은 끝이 난다.
<알고 있지만>은 색감부터 박재언의 눈빛까지, 독자를 홀리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웹툰이다. 개인적으로 박재언은 네이버 웹툰에서 보기 힘들었던 남자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반전 없는 나쁜 놈으로 등장한다. 워낙 끼를 잘 부리는 인물인 탓인지 최종 남주 양도혁은 물론이고 여주인 유나비보다 임팩트가 강했다. 굵직굵직한 사건보다는 박재언의 행동과 유나비의 감정선을 따라 전개되는데, 감정선과 행동 묘사가 매우 섬세하고 치밀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재언의 비중은 크지만, 실질적으로 여자 주인공과 이어지지는 못하는 캐릭터라 드라마에서 송강의 행보도 웹툰과 비슷할지, 아니면 새롭게 각색이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