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실, 야만의 시간

콘크리트 잔해 속을 뒹구는 학용품과 교과서

by 교실밖

공격이 시작되자 지구촌의 모든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가공할 폭격과 살상을 목도하고 있다. 전쟁은 마치 스포츠 중계처럼 화면에 전시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이란 공습은 표면적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역량과 군사 인프라 궤멸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물론 그 이면에는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미국 내의 복잡한 셈법이 있다.


먼저 빌미를 제공한 것은 이란의 내부 상황이었다. 공습 이전부터 이란 시민들은 2022년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와, 이를 억압하는 정권의 무자비한 유혈 진압으로 이미 깊은 고통 속에 있었다. 국가의 폭력에 맞서 생명을 걸고 자유를 외치던 시민들이, 외세의 공격으로 또다시 무방비로 희생당하는 참담한 현실과 마주했다.


가장 안타까운 사건은 미나브시에 위치한 여자 초등학교에 대한 무자비한 폭격이다. 등교일이었던 토요일 오전, 인근에 군사 시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초등학교를 폭격하여 아이들의 배움터가 잿더미로 변했고, 165명이 넘는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적나라한 전쟁의 폭력성이다.


콘크리트 잔해 속을 뒹구는 학용품과 교과서를 보았다. 이는 어떠한 정치적, 군사적 명분으로도 야만적인 파괴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음을 증명한다. 아울러 인류가 쌓아온 보편적 가치와 존엄에 대한 중대한 도전자이자, 묵과할 수 없는 만행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사회 역시 이 공격을 엄중하게 규탄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전시 상황에서도 학교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국제인도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민간인, 특히 아동과 교육 시설을 향한 공격은 명백한 전쟁 범죄의 소지가 다분하다.


도대체 이 상황에서 미국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현재 미국 내 여론은 갈려 있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자국 중심의 안보 논리를 앞세워 이를 군사 작전의 불가피한 피해로 치부한다. 반면, "어떤 명분도 어린아이들의 피를 정당화할 수 없다"라며 자국 정부의 무자비한 무력 행사를 학살로 규정하고 거리에 나서는 시민들의 저항도 거세다.


어떤 경우이든 무고한 생명을 짓밟고 얻어내는 패권은 결코 진정한 평화일 수 없다. 우린 첨단 무기가 평범한 일상과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현실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다. 파괴된 교실의 잔해를 보는 마음이 고통스럽다.

image.png 폭격 잔해에서 나온 교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