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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Apr 16. 2020

그 못된 꿈 이야기를 들려다오

아주 긴, 나쁜 꿈이었으면 좋겠다
오늘처럼 한껏 물 오른 봄날에
운동장을 가로질러 쌩쌩 달리고
생머리 팔랑팔랑 나부끼며 뛰어와
너희들의 친구와 선생님과 부모님과
가슴이 으스러지도록 포옹하고
그 일년 짜리 못된 꿈 이야기를 들려다오  


기억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렇듯 소심하게 꿈이길 바라는 어른이어서
부끄럽고 미안하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꿈이었으면 좋겠다


- 2015년 4월 16일, 세월호 1주기에



이미지 출처 https://i.pinimg.com/originals/f8/3e/53/f83e5389f97ef87e4b426a6748071bb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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