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을 비교해보자면 접종 당일은 '아무 일'도 없었다. 어제는 열이 나고 전신통증이 왔다. 특히 땀을 많이 흘렸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조금 견딜만하다.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할수록 오묘한 것이 사람의 몸이다. 삶과 죽음의 근원이요, 에너지의 원천이다.
메를로 퐁티에게 '실존'은 "끊임없는 육화"를 의미한다. 인간은 몸을 통해 자기 존재를 실현하기 때문이다. 이것의 방식은 주관과 객관의 이분법적 방식을 넘어선다. 무엇을 넘어서고 극복하는 초월이 아니라 사실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행하는 과정이다.*
단지 몇 방울의 백신이 내 몸 안으로 들어와 항체를 형성한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지만 그놈이 사람의 몸을 며칠간 휘저어 놓는다는 것도 참 대단한 일이다. 암튼 앞으로 2주면 면역이 되는 몸이 되나? 어찌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이 다 독을 품고 있지 않나. 마스크를 쓰고, 정수기를 쓰며 나아가 백신을 맞아야 살아가는 세상이니 말이다.
* 정지은, 장기수(2001). "메를로-퐁티의 '지각의 현상학'에 나타난 몸철학의 교육적 의의", 교육사상연구 35(2), 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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