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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Jun 15. 2022

도시



도시는 나보다 늦게 잠들고 나보다 일찍 깬다. 막힌 듯 답답하지만 숨을 쉰다. 도시의 호흡이 나의 호흡과 같다면 크게 힘들지 않다. 그러나 종종 도시의 호흡은 평범한 시민의 호흡과 불일치한다. 그래서 숨이 가빠질 때가 잦다. 강 언저리에 도시가 생기고 일자리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도시의 사람들은 동질성과 이질성을 한 몸에 지녔다. 동질성은 도시를 찾아온 동기이고 이질성은 각자의 처지와 배경이다. 누구든 도시 안에서 삶의 경합에 시달리다가 한가한 시골로 가면 살 것 같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곧 싫증을 내면서 돌아온다. 이미 도시의 호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인은 산속이 아니라 TV 수상기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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