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담론 추적하기
"우리가 교육 개선의 저변을 확장하기 위해 2030 세대를 이해하려는 것, 그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것은 중요하다. 그들도 현실을 개선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가 젊은 세대와 함께 해보고 싶다는 의향을 밝힐 때, 그들 자신은 '우리도 현실을 개선하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당신들(이른바 386)과는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할 것이다. 이런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세대 담론 공부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 386 세대가 오롯이 자신들의 희생만으로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화를 쟁취했다고 믿는 것은 오만한 채권자적 태도다.... 20대가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에 눈감는다고 손가락질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왜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연봉 높은 대기업 정규직 취직에 열을 올리는지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386 세대유감, 38-39쪽)
- 요새 젊은이들이 어떻게든 졸업을 유예하며 취업준비생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행으로, 학원가와 고시촌을 전전하는 나이에 과거 386 세대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갖게 됐다. 아니, 그 세상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 386 세대가 빨아들인 건 언제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무용담만이 아니다. 투쟁에 나선 일부 대학생 그룹은 권위주의 정권과 맞서다 보니 그에 걸맞은 힘을 과시해야 했고, 결국 그들도 허세가 낀 권위주의가 몸속에 파고드는 것을 맞지 못했다.(같은 책, 43쪽)
이 책은 세대와 위계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주 간명하게 정리한다. 그것은 386 세대 리더들의 약속 위반 때문이다. 어떤 약속 위반인가? 그들은 산업화 세대가 농촌에서 옮겨온 '촌락형 위계'를 타파하는 대신, 그 위계를 한층 더 교묘하고 착취적인 것으로 대체 혹은 강화하는 데 협조 혹은 방관했다. 청년 세대에게 자신들은 겪어보지도 감당하지도 않았던 노동 유연화의 기제들을 강요하고, 자신들의 고용 보장책, 임금과 복리후생은 끝없이 끌어올렸다. (같은 책 2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