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담화

계절은 늘 거짓말처럼 바뀐다

집 앞 화단의 목련이 터졌고 벚꽃은 이번 주에 흐드러질 조짐이다

by 교실밖

계절은 늘 거짓말처럼 바뀐다. 집 앞 화단의 목련이 터졌고 벚꽃은 이번 주에 흐드러질 조짐이다. 학교에 있을 때 명자나무가 많았는데 오늘 걷는 강변에도 희고 붉은 꽃이 피었다. 장미는 꽃이 피기 전 물 오른 이파리가 더 볼만하다. 구청에서 강변에 생태 습지를 조성했다. 버드나무 가지마다 연둣빛 이파리가 달렸다.


0401-1.jpg 집 앞 화단의 목련


걸으면 다 보인다. 잠시 멈추어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여유를 부린다. 운동화를 비싼 걸로 바꾸고 하루 2만 보를 걷고 있다. 서재방에 들어갔다가 '읽을 것이 없네'라고 생각했다. 들어갈 때마다 다음 재활용 분리배출 때 들어낼 책을 고르곤 했었는데... 오늘 밤엔 북쇼핑을 좀 해야겠다.


0401-2.jpg 희고 붉은 명자나무 꽃
0401-3.jpg 장미는 꽃보다 이파리
0401-4.jpg 구청에서 만든 강변 생태습지


걷고 싶을 때 걷고, 읽고 싶을 때 읽고, 아무 때나 쓸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곤 한다. 김 작가는 지루한 일상의 순환에 안도했다고 했는데 아직도 내 앞에 놓인 자유에 적응을 못한 건가. 내일은 조금 멀리 갈 것이다. 몇 시간을 걸을 것이고 집에는 모레나 들어올 텐데 그땐 벚꽃이 만개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평일 여의도 윤중로에 나가면 부러울 것이 없을 테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