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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connect Jan 13. 2020

근데, 아이는
누가 키워주시는거에요?

#끝나지 않고 있는 독립전쟁

끝나지 않고 있는 독립전쟁








직장을 다니면서 결혼을 하고 다음해에 임신을 했어요. 그런데 축하한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따라오는 말이 "근데, 아이는 누가 키워주시는거에요?"라는 질문이였어요. 내 아이를 내가 키운다는건 당연해야하는데 그 질문은 뭔가 모르게 불편한 지점과 맞닿아 있었어요. '아, 내 아이를 내가 직접 못키울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결국 친정 엄마가 첫 손주를 외면하지 못하시고 저의 육아휴직 이후에 저희 집으로 출퇴근하시며 아이를 봐주시는 '주양육자'가 되셨죠. 내 인생 어느 지점까지 부모로부터의 독립만세!를 외치며 살았는데 이젠 양가 어머니 도움없이는 제 생활이 버텨지지 않았죠. ‘이 힘든걸 내 앞의 여성들은 어떻게 계속 해왔던건가?’ 싶었지만 이 부분도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어요. 아이를 갖기 시작했을 때부터 매일 수면박탈실험에 참가하는 몸상태였기 때문에 그저 습관의 관성이 하루를 버티게 해주었으니까요. 아침 일찍 아이가 깰까봐 조심조심 준비해서 출근하고 또 밤늦게 퇴근하면서도 ‘도대체 이 삶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에너지도 없었죠.


그런데 이젠 조금이나마 확신이 생겼어요. "아이는 누가 키워주실수 있대?"라는 질문부터가 잘못되었다는 걸요. 우리는 그 질문의 본질에 더 접근했어야했어요. 아이를 부모가 당연히 키울 수있게 할 수있는 환경을 기업과 사회 곳곳에서 고민해야한다는 걸요. 또 사회의 변화도 요구되지만, 이러한 부조리에 대해 개인의 자각도 필요한 것 같아요.


"내 커리어를 포기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 교육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필요가 있나요. 결국 그렇게 고학력에 좋은 스펙을 갖게될 아이도 커리어를 포기하고 아이를 키워야만 하는 그대로의 환경에 있게될지도 모르잖아요." 라고 제 주변 분들은 이렇게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해요.

우리는 그런 아이의 아이를 키우게 될지도 모르죠. 끝나지 않고 있는 독립전쟁, 언제 끝이 날까요? 



저는 9시에 집에서 나와 아이를 등원시키고 출근해서 4시에 퇴근이 가능한 직장에서 일을 하며 아이와 저녁을 먹습니다. 아직 방학땐 양가도움을 받긴하지만 절반의 독립은 해 나가고있는 거죠.

물론 저는 둘째는 계획없냐는 질문에 이렇게 자조적인 대답을 하곤 해요.


"키워주시려구요?!?"




[안수연 | 위커넥트 운영 매니저]

스스로 경력보유여성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했기에 비슷한 고민을 가진 여성들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의 크고 작은 시도들이 일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선택지를 넓힌다고 믿습니다. 대부분 대전에서 하루 5시간 원격근무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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