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해부
생물체의 일부나 전부를 갈라 헤쳐 그 내부 구조와 각 부분 사이의 관련 및 병인(病因), 사인(死因) 따위를 조사하는 일.
해부다.
공간에서 해부는 출발이 조금 다르다.
공간의 주인이 공간에 어떤 생명력을 불어넣는지에 따라 팔딱팔딱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원래 세상에 없던 것처럼 쓸모없는 무색. 무취의 죽은 공간이 될 수도 있다.
감정에 깃든.
공간이 되기 위해 그 첫 번째
단계는 공간을 해부하는 것이다.
서비스마케팅에서 말하는 고객과 만나는 결정적 순간은 결코 하나의 순간일 수 없다.
쪼게야 한다. 최대한 많이 미세하게!
공간을 기억할 때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대학병원 환자경험평가 강의를 진행하며 환자가 입원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가장 아플 때였다.
그리고 그 아픈 순간에 간호사 선생님이 손을 잡아주시며 “ 많이 아프시죠~ ”라는 말 한마디를 들을 때 천사를 봤다고 기억한다.
공간에 따라 소비자의
머릿속에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순간은 다르다.
그렇기에 아주 세부적으로 공간을 해부해야 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직원의 입장에서. 최소한 두 가지 영역에서 먼저 다르게 해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