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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Dec 30. 2020

'가슴속 3천원'과 '당근마켓'의 겨울 간식 쟁탈전

두 서비스로 보는 위치 기반 서비스의 커뮤니티화


바로 얼마 전인 12월 11일, 당근마켓은 '겨울 간식 지도' 서비스를 런칭했다. '겨울 간식 지도' 란 지역 주민들과 겨울철 동네 먹거리 장소를 공유하고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용자가 직접 위치와 메뉴/영업시간/결제수단 등에 대해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플랫폼의 커뮤니티화를 더욱 가속시키는 서비스라고 생각했고, 이에 위치 기반 서비스의 커뮤니티화에 대한 사견을 짧게나마 공유해보고자 한다.



당근마켓은 왜 이런 서비스를 런칭한 것일까?

 보도자료에 의하면, 당근마켓은 국내 1위 지역생활 커뮤니티로서 지역 주민들과 겨울철 동네 먹거리 장소를 공유하고 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런칭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사용자들의 당근마켓 이용 행태 분석을 통해 도출되었다는 점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군밤, 군고구마, 붕어빵, 계란빵, 호떡 등 위치를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겨울 간식의 판매처에 대해 당근마켓 사용자들이 '동네생활' 게시판에서 묻고 답하는 것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사용자들이 '게시글'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던 것을 '지도'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살짝 바꿔준 서비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당근마켓


본 서비스 런칭을 통해, 당근마켓은 브랜드 회상도와 활성 이용자(MAU) 및 페이지뷰(PV), 방문자(UV)의 증대 등을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여 락인을 유도하는 것일지도.


어쨌거나 수익이 나는 서비스가 아님에도, 해당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input이 들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 input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는 output을 기대했을 것이므로 계속해서 어떠한 서비스가 새로 런칭되는지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수익을 내는 서비스가 아닐 경우, 기존 사용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어떠한 성과가 있었는지를 파악한다면 향후 프로덕트를 운영하는 것에 있어 벤치마킹할 부분들이 분명 많을 것이다.


물론 직접 당근마켓의 데이터를 확인해보기는 어렵겠지만, 해당 서비스의 주요 이용 연령대와 성별, 지역 등의 데이터들은 당근마켓의 또 다른 무기가 될 것이다.  그런 데이터들이 모여 훗날 당근마켓의 또 다른 서비스 런칭이나 지역별 맞춤 프로모션에 대해 엄청난 인사이트를 줄지도 모르기 때문.


사용자의 니즈를 빠르게 캐치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서비스를 런칭했다는 , 그리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근마켓이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당근마켓의 겨울 간식 지도라는, 참여형의 정보 제공 서비스를 보며 참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겨울 간식 지도' 서비스의 원조 격인 서비스가 있었다.


앱 이름은 '가슴속 3천원'이다.

붕어빵/호떡 같은 겨울 간식이 보통 현금으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보니 '가슴속에 3천원은 품고 다녀야 한다'며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밈처럼 소비되었던 것에서 따온 듯하다. 이 서비스는 2019년 12월에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속해있는 동아리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서비스의 내용은 겨울 간식 지도와 동일하다. 사용자들이 직접 겨울 간식(붕어빵, 호떡 등)의 위치를 지도에 등록하고, 가격이나 결제 수단/영업시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사용하고 싶은 앱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위치를 기반으로 사용자들 간에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겨울 간식 지도 서비스로 이어졌다. 평소 붕어빵을 좋아했다는 위 인터뷰 기사의 주인공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에서 착안한 서비스를 구상해 2개월간 개발에 들어갔고, 결국 '가슴속 3천원'이 탄생했다. 그리고 이 앱 서비스는 2020년 12월 기준, 3400여 개 이상의 붕어빵 가게 수가 등록되어 있으며 12월 2일 기준 앱스토어 라이프스타일 부문 인기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과거 1달 다운로드자 수가 100명도 안 되던 앱이었지만, 겨울이 되면서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 하루에 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2만 명을 돌파했다는 것도 놀랍다.


문득 수익모델이 궁금해졌는데, '가슴속 3천원'은 등록된 가게들에게 수수료를 과금하거나 하지 않고, 앱 내 광고 집행을 통해 서버 비용 등을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사용자들이 직접 위치를 등록하는 만큼, 가게 측에 수수료를 요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인앱 결제나 수수료 등 수익모델이 아직 견고하지 않은 서비스는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치 기반의 서비스 영역을 좀 더 확장한다면, 나중에는 또 어떤 새로운 수익 모델이 생길지 모른다. 겨울에 이용자가 많은 것을 이용해 또 다른 영역의 위치 기반 서비스를 도입한다던지, 다른 계절에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다면 확보된 트래픽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 테니 말이다.


어떠한 방식으로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건 간에, 요즘 플랫폼 서비스들의 숙명과도 같은 커뮤니티화는 특히나 위치 기반 서비스에 있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당근마켓은 위치 기반으로 중고 거래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시작해 지역 커뮤니티로 성장했고, 결국 거의 모든 서비스를 담은 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았다. 이전에 당근마켓을 몇 번 사용해본 적이 있던 필자도 오랜만에 앱에 접속했다가 세탁/중고차 거래/부동산/구인구직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어 깜짝 놀랐다. 초반에는 위치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정도 수준의 사용자가 확보되고 나니, 근처 지역 사람들끼리 할 수 있는 모든 거래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빠르게 많은 서비스들이 도입되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가슴속 3천원'과 같은 서비스가 커뮤니티 기능을 갖추게 된다면, '위치 기반'과 '커뮤니티' 의 시너지는 상당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서비스들이 향후 어떤 방식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갈지, 어떠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가지게 될 지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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