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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Feb 15. 2021

[관종의 조건] 치열한 관심 경쟁에서 살아남기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의 후속작 '관종의 조건' 리뷰 2

*본 글은 필자가 '내돈내산'하고 작성하는 책 리뷰이며, 총 3번에 걸쳐 기고할 예정입니다.


#프롤로그

관종에 대한 새로운 개념화를 다루고 있는 1부와 2부를 읽고 나면, 3부부터 6부까지는 각각 개인/조직/마케팅/사회적 측면에서의 '성공적 관심 추종자(이하 관종)'이 되기 위한 방법들이 소개된다. 그 중에서도 본 리뷰는 3부 '관종과 개인', 4부 '관종과 조직'을 읽고 작성하였다.


매력 자본

저자는 과거 프랑스의 사회학자가 분류했던 자본의 종류 3가지를 언급하며, 새로운 자본의 개념을 제시한다. 기존에는 경제/사회/문화 총 3가지 종류가 존재했으며, 저자가 새롭게 제시하는 자본의 종류는 '매력 자본'이다. 저자는 작금의 시대를 '개인의 매력이 자본이 되는 시대'라고 판단해 '매력 자본' 개념을 제안하고 있다.  매력 자본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당길 수 있는 개인적 매력의 총집합'을 의미하며, 책 주제를 관통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매력 자본은 크게 신체적 매력과 사회적 매력으로 나뉘며, 각각 얼굴/몸매/장신구(아마 패션센스 등을 의미하는 듯 하다)와 전문적 특기/유머/인간적 매력을 포함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매력 자본은 어떠한 차원에서 발현(?)되는지에 따라 그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개인 차원에서의 매력 자본 중에서는 얼굴, 몸매와 같은 신체적 매력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그 다음으로는 유머와 전문적 특기가 각 2,3순위를 차지한다.


개인 차원과는 달리, 조직 차원에서의 매력 자본은 전문적 특기와 인간적 매력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물론 취업과 승진에 있어 신체적 매력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미 많이 알려진 만큼, 신체적 매력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단, '여성은 아름다운 외모가 성과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하기도 하고, 외모만으로 취업과 승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다른 요소들에 비해 비교적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매력 강화하기
부캐 트렌드의 심볼이 되어버린 '놀면 뭐하니'


저자는 (바꾸기 어려운) 매력 자본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 역시 함께 제시한다. 개인 차원에서는 부캐를 활용하는 것, 파격성을 활용하는 것, 밑밥깔기(?)가 그것이다. 부캐를 활용해 SNS나 다른 공간에서는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통상적인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른 파격적인 매칭을 보여주거나(저자는 주부와 IT 기기를 예로 들었다.), 어렵고 중요한 업무에 본인이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지 못했다고 하는 밑밥깔기를 통해 더욱 유능해 보이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사람으로 메이킹하라는 것이다. (여담으로, 필자는 밑밥까는 사람은 계획적이지 못하고 방어적인 사람으로 보여서 딱 질색이다...)


한편, 조직 차원의 방안은 개인 차원과는 좀 다르다. 특히나 수직적인 한국의 조직 문화에서는 개인 차원에서처럼 튀려다가는 '튀어나가는' 수가 있다. 개인의 실력만으로 무장해서는 성과 평가에 있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조직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실력과 가시성 두 항목을 기준으로 저자는 3가지로 조직 내 개인을 분류한다. 실력과 가시성 모두 갖춘 액션 히어로, 가시성만 갖춘 액션 가면, 실력만 갖춘 실력자가 그것이다. 이 3가지 개인들은 주니어/시니어와 같은 직급에 따라 각기 다른 액션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보완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짧은 생각

결국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 있어, '핀셋형' 매력을 가진 사람이 관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용적이고 두루두루 평이한 사람보다는, 특정 분야에 있어 날카롭고 강력한 매력을 지닌 사람. 즉 세상이 원하던, 조직이 원하던 "그 자리에 딱 맞는 맞춤형 인재" 말이다. (수시 채용이 늘어나는 것도 이와 같은 흐름 때문이려나?)


하지만, 개인 차원의 매력 자본은 후천적으로는 획득하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저자가 매력 자본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이유겠지만, 그것만으로 가능할 지에 의문 드는 것도 사실이다. 조직 차원의 매력 자본과 매력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 역시 한국 조직에 있어서는 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해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MBC, 2015)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이 장면은 배우 황정음이 연기한 '김혜진'이 유명 패션 매거진의 인턴으로 합격하는 에피소드에 등장한다. 명문대를 졸업하지도 않았고, (드라마 캐릭터상) 못생긴 외모, 경쟁자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외국어 실력과 스펙을 가진 김혜진은 의문의 합격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입사 후 소속 부서의 부장님이 본인을 강력 추천했음을 알게 된다. 본인을 강력 추천한 이유를 묻자, 부장은 이렇게 답한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 캐릭터


"요새 여직원들 뽑아봐야 업무시간에 남자랑 카톡하지 - (중략)- 입사 1년도 안되서 시집간다고 관두질 않나,, 그런데 우리 혜진씨는 어때? 남자한테 전화 한 통 오기를 하나 -(중략)- 스펙 좀 딸리는거? 그것도 장점이지! 딴 회사 갈 일 있어? 하하하" 


실제로 면전에 대고 이렇게 말하는 (+외모와 실력을 비하하는) 몰상식한 회사는 많지 않겠지만, 어쨌거나 한국의 조직 문화와 뿌리깊은 고정관념 상 조직 차원의 매력 자본 중 '전문적 지식'의 중요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매력 자본을 잘 파악하는 자기 객관화, 그 자본을 잘 가꾸고 남들에게 잘 표현하는 쇼맨십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시기임은 분명한 것 같다.



*관종의 조건 리뷰 1편

*관종의 조건 리뷰 3편

#오드리책방 #임홍택 #관종의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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