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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Nov 17. 2020

웨일 굿즈 출시로 추측해보는 네이버의 빅픽쳐

굿즈 출시보다 더 중요한 쿠키 이야기


네이버에서 만든 브라우저 '웨일'이 어제인 11월 16일부터 ‘매일웨일해’ 이벤트를 시작했다. '매일웨일해' 이벤트는 웨일을 다운로드한 후 접속해 1일 1 체크인을 하면, 체크인 횟수에 따라 등급을 나눠 굿즈를 랜덤 지급하는 이벤트다. 그동안 여타 브랜드에서 굿즈를 만들어서 증정하는 이벤트는 많이 봤는데, 웹 브라우저에서 만든 건 처음이어서 꽤나 생소했다. 네이버는 왜 뜬금없이 웹 브라우저로 브랜드 굿즈를 만들고, 이벤트를 하는걸까?





이벤트 참여 방식을 보니, 단순히 브라우저 사용자만 늘리려는 목적은 아닌 듯 하다. 네이버 웨일 공식 블로그에 의하면 "기존 사용자들도 업데이트 후 이벤트에 참여가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새롭게 웨일 브라우저를 다운받는 사용자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로 기존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이 굿즈 증정 이벤트는 어떤 것을 기대하고 하는 걸까?


아마 (당연하게도) 웨일 브라우저 자체에 대한 바이럴을 유도하고, 그에 따른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목적은 MS(시장점유율) 확보를 통한 더 많은 사용자의 정보(쿠키) 수집을 위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초 구글이 2년 내로 크롬 브라우저 내 써드파티(제 3자) 사용자 정보(쿠키)의 지원을 중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제한이 적은 방향으로 쿠키를 수집할 수 있는 다른 브라우저에 대한 수요가 발생해 더 많은 사용자를 유인하고자 했을 것이다. (써드파티 쿠키 지원 중지는 방문 웹사이트를 제외하고, 타 웹사이트의 정보를 얻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에, 이벤트를 통한 인지도/MS 확보 --> 더 많은 사용자의 정보 획득 --> 더욱 강력한 광고 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네이버 측에서는 ai기술의 고도화 및 커머스 분야를 집중 육성 중임에도 사용자 정보 활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래 링크는 지난 10월 기사인데, 네이버 측에서 "네이버 AI 연구는 클로바(Clova)팀에서 전담하는데, 웨일 수집데이터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면서 "수집데이터는 브라우저 서비스 개선에만 활용된다"고 언급한 내용을 전했다.


http://m.newspim.com/news/view/20201014000133




학계에서는 이러한 네이버의 발언에 상당히 의문을 지니고 있다. 해외에서는 불법적인 경로를 동원해서라도 브라우저 내 사용자 정보를 가져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브라우저 내 사용자 정보는 곧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네이버는 국내 데이터 규정이 더 엄격하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웨일 수집 데이터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지 적극 활용하는지는 외부인은 알 길이 없을 것 같다. 아직 웨일 브라우저 사용자라는 표본만으로 AI를 고도화하기에 사용자가 많지 않아서일 수도..? 혹은, 광고로 얻는 수익보다 더 큰 또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수집 데이터는 브라우저 개선에만 사용된다'는 발언은  웹사이트 내 사용자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부가적인 광고 수익을 얻겠다기보다

본인들(네이버)이 그 정보를 독점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한마디로 -  우리도 이 데이터 안쓰니까 너네도 못쓰게 할거야! 이런 선전 포고 느낌..? ) 더불어 브라우저에 대한 사용자의 만족도 상승을 통해 지속적인 브라우저 가입자의 유입과 락인을 이끌어, "막대한 표본이 확보되면" 그 때 AI 고도화와 타겟팅 광고의 집행을 시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나 크롬의 시크릿 모드, 애드블록 기능 등이 활성화 되어있는 것처럼 사용자들의 (타겟팅) 광고를 단하고자 하는 의지는 상당히 큰 편이다. 이에 사용자의 불편함은 개선하고, 네이버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커머스 분야에서 독점적으로 확보된 데이터를 사용하려는 게 아닐까?혹은,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웹의 UX/UI같은 부분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벤트 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웨일 브라우저를 다운로드 받아서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귀여운 굿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실제로 웨일 공식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보니, DM으로 굿즈 출시해달라는 연락이 매번 왔었다고 한다. 네이버의 빅픽쳐가 무엇인지, 아직까지는 추측에 불과하지만 우선 귀엽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 정립에는 성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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