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하노이
2018. 2. 28 ~ 3. 2
수없이 빵빵대는 오토바이 경적소리는
이 도시의 심장 박동 소리처럼 끝없이, 쉼 없이 울려 퍼졌다.
저 경적소리가 그치는 날에는 이 도시도 정적과 함께 숨을 멈출 것만 같을 정도로,
시끄러운 그 소음은 이 도시가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생생한 숨소리였다.
그 바쁜 숨소리 사이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한적함은,
여행을 시작한 스스로의 여유 때문이었을지,
아니면 실제로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여유 때문이었을지는 알 도리가 없다.
홀로 게스트하우스에서 첫날밤을 보내는 날, 같은 방을 쓰는 중국계 미국인인 데스티니를 만났다.
서로의 이름과 국적 따위를 이야기해주다가, 나는 혼자 여행을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근사한 표현을 내게 선사해주었다.
alone 이란 단어에는 왜인지 외로움과 슬픔이 섞여있는 것만 같았는데,
by myself 란 단어에선 당찬 포부와 용기가 느껴졌다.
내 여행은 외로운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의 주체적인 행위라는 느낌에 이 표현이 썩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이름처럼, 그녀를 만난 후부터 나의 긴긴 여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