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함께밭 Feb 24. 2019

어디로라도!

D-3주

1. 루트

  세계여행을 마음먹었지만, 어떤 나라를 어떤 루트로 가야 할지는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처음에는 5개월 동안의 일정을 모두 짠 상태로 떠나야 된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계획을 짤 때마다 답이 나오질 않아 스트레만 받기 일쑤였다. 


  이런 식이면 절대로 한국을 떠나지 못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냥 가장 가고 싶었던 인도만 점을 찍고, 5개월이라는 기간만 설정했다.


  인도를 선택하니, 가장 싸게 인도를 갈 수 있는 방법은 방콕을 경유해 인도 콜카타로 입국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방콕 전에 베트남도  가면 좋겠다 싶어 베트남 행 비행기 표와 방콕을 경유하는 인도 행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취소가 불가한 저렴한 표였다. 3주 뒤에는 뭐가 되었든 한국을 떠나야 했. 


2. 예산

  대체로 반 년동안 세계여행에 드는 비용은 천만 원에서 이천만 원 정도인 것 같았다. 나는 5개월간 최대 700만 원의 예산을 잡고 떠났다.


  돈은 없고 시간은 많은 휴학생이니, 시간으로 돈을 살 수 있다면 최대한 그렇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입이 짧아 현지 음식엔 관심이 없고, 술도 마시지 않으니 식비가 많이 들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누울 곳 만 있다면 잠자리를 가리지도 않으니 그 도시에서 가장 저렴한 숙소에서 묵기로 했다. 공항에서도 노숙을 할 수만 있다면 공항 노숙도 하기로 했다.

  대신 밥을 굶고, 노숙을 하더라도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투어나 체험은 아끼지 말고 꼭 해보기로 했다.

 

세계여행 짐 싸기. 준비 비용만 약 70만원 들었다.


  다녀와보니, 장기간 배낭여행은 계획대로 되는 법이 절대 없더라.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는 것이 자연스럽고, 오히려 그 점이 즐거움을 주었다.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수개월 동안의 모든 일정을 짤 필요는 없다. 일단 발을 디디면 어떻게든 되더라.


나 또한 5개월의 일정을 예상하고 떠났지만, 3개월 만에 귀국을 했다. 생각지도 못한 나라를 가기도 했고, 가보고 싶었던 나라를 가보지 못하기도 했다. 5개월 간 700만 원의 예산을 잡았지만, 결론적으로는 3개월 간 550만 원(준비 비용 포함)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 이 여행의 말을 이미 알고 출발해서 일까. 이미 예상했었고,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했던 내 긴 여행의 결말은

역시나 보물은 내 집 앞에 있다는 것.

지구 반 바퀴를 돌고 돌아 보물을 찾은 그 긴 여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물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 <연금술사>를 참고. 나중에 이에 대한 글을 쓸 예정!)


매거진의 이전글 배낭을 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