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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훈 Jan 28. 2018

이름부터 색다르게

작년, 해태와 풀무원은 비슷한 컨셉의 만두를 출시하였습니다. 두 제품 모두 빙화만두라고 하여, 윗부분은 찐만두처럼 촉촉하고 아랫부분은 군만두처럼 바삭한 형태의 제품입니다. 아랫부분의 바삭한 튀김이 특징인 이 제품에 해태는 '날개 달린 교자'라고 이름 붙였고, 풀무원은 '바삭촉촉 눈꽃 만두'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SNS를 통해 두 제품의 이미지를 접했을 때, 구매욕을 끌어당긴 건 역시 풀무원이었습니다. 패키지에서 드러나는 비주얼의 차이가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는 '눈꽃'이라는 네이밍이 가진 감성적인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전분액이 만들어내는 바삭한 튀김을 눈꽃이라고 감성적으로 해석한 감각에 좀 더 끌린 것이지요. 

해태의 날개달린 교자(좌)와 풀무원의 바삭촉촉 눈꽃만두


너무 많은 제품이 출시되고 사라지는 시대에 평범한 이름은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튀김에서 '눈꽃'같은 단어를 끌어낼 수 있어야 신선함과 남다름이 생겨납니다. 그런 측면에서 순진김밥이라는 가게의 네이밍 센스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망원동에 위치한 이 김밥집은, 김밥에 진미 오징어채가 들어갔다고 하여 '동해김밥'이라고 이름 붙였고, 호주산 불고기로 만든 김밥에는 '시드니 김밥'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보통은 오징어채김밥, 불고기김밥 정도에 그칠 텐데, 의미 부여를 통해 특별한 이름을 붙이니 재미도 있고, 남들과 다르니 기억에도 남습니다. 

출처 : 순진김밥 트위터


몇 달 전, 4~5대의 공기청정기를 소개하는 한 대형마트의 신문광고를 봤습니다. 대부분 브랜드명 + 카테고리명 형태로 제품명이 구성(ex : 쿠쿠 공기청정기, 코웨이 공기청정기)되어 있었는데, 삼성 제품만이 유일하게 달랐습니다. '삼성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 5000'이라는 이름을 보며, 네이밍 하나부터 남들과 다르게 하기 위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고, 공기청정기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며 메모장에 적어 둔 기억이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제품이 새롭게 출시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이 시대에, '이름부터 색다르지 않고서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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