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말고, 그러나 쉬지도 말고

[한 달 쓰기] Day 6

by 위민지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적에는 그때 당시 공부하는 고등학생이라면 전자사전 1개씩은 가지고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그때는 정말 눈떠서 밥 먹는 시간 빼면 나머지 시간은 공부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정말 어마어마하게 책상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 중 하나다.


아무튼 고3 때였을 거다. 그때도 수능을 앞둔 고3 신분에 맞게 학교에서 자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계속 공부를 하다가 집중도가 떨어질 때쯤이면 옆에 있는 전자사전을 켜고 아무 탭이나 들어가서 삑삑 누르며 시간을 때우는 그런 습관이 있었다.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전자사전 안에는 외국 명언 모음집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 날은 아마 외국 명언에 꽂혔는 날이었는지 나라별 명언을 찾으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때 마침 눈에 들어오는 명언 한 줄이 있었다.


Without haste, but without rest.



뭔가 수능이라는 결승선을 앞두고 긴 장거리 마라톤을 하고 있는 내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것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다른 명언들에 비하면 외우기 쉬운 문장이어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른 명언들에 비해 보자마자 단박에 외워졌던 명언이었다.


이 명언은 독일의 유명한 시인이자 철학자인 괴테가 남겼다고 한다. 괴테는 이 명언 말고도 꽤 많은 명언을 남겼는데 생각난 김에 이 글을 쓰면서 괴테의 인생 명언 몇 가지를 더 찾아봤다. 잠깐 검색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내 눈에 띄는 것만 적어보았다.


행실은 각자가 자기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행복한 인간이란, 자기 인생의 끝을 처음에 이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성격은 인격에 의한 것이며, 재능에 의한 것은 아니다.

선(善)을 행하는 데는 나중이라는 말이 필요 없다.

신만이 완벽할 뿐이다. 인간은 완벽을 소망할 뿐이다.



나는 내가 하지 못한 것을 남들이 하고 있으면 가끔씩 나도 모르게 조급함을 느낄 때가 있다.'나도 저거 할 수 있는데', '나도 하고 싶은데'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내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이미 최대치임에 불구하고 일을 더 만드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결국 욕심내어 만든 일들을 쌓아두고 몰아쳐서 하다 보니 항상 끝에 가서 먼저 방전되어 버리거나 결국 나중엔 포기하게 되는 사태도 생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페이스에 맞춰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지만...하지만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 내 모습을 보면 나도 참 나인 것 같다.


가끔씩 잠잠하다가 또 에너지를 주체 못 하고 일을 벌이려고 할 때 나도 모르게 이 명언을 되새기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신기하게도, 에너지를 막 분출하려다가도 약간은 사그라들기도 하는 것 같다. 명언은 그런 것 같다. 그냥 가볍게 읽으면 유명한 사람이 남긴 한 문장일 뿐이지만, 몇 번 곱씹다 보면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는 문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매일 쓰고 있는 이 글쓰기도 그렇다. 한달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하루 중 일부를 내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해서,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조바심 낼 필요는 없다. 비록 느리더라도 멈추지만 말고 나는 나대로 글쓰기를 계속 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