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부딪힘과 엉킴 속에 살아남는 법,
곱씹지 않고 지우는 것이다.
난 항상 엉킬 때마다 곱씹는 게 버릇이었다.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말했을까?'
'왜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
'난 그때 왜 이런 말을 했지?'
...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어
결국 끝이 나지 않는 생각이 된다.
요즘 연습하는 게 생겼다.
의도적으로 생각을 중간에 끊어낸다.
지우개로 지워버린다.
그리고는 더는 곱씹지 않는다.
곱씹지 않는다고,
기억을 훑지 않는다고 해서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왜 이리 곱씹었는지 모르겠다.
곱씹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는 것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렇게 과거를 붙잡고 있었나 보다.
오늘도 몇 개를 지웠다.
그들은 기억도 못할 그들과의 엉킴을 지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