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은지 Jul 20. 2016

로봇은 인간의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을까?

오리히메(OriHime) -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로봇


요즘 인간의 '외로움'을 해결해주는 로봇에 대해 리서치 중이다.

Communication Robot이라는 키워드로 구글링을 하다 다음 도표를 찾았다.


Japan Communication Robot Map


이 많고 많은 로봇들 가운데 왠지 Tele-communication robot에 눈길이 갔고,

어쩐지 울트라맨을 닮은 오리히메(OriHime)에 대해 좀 더 찾아보게 되었다.



울트라맨..오리히메는 사람이 직접 조작해야 하는 일명 '분신 로봇'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되어 있지도 않다.

스스로 움직일 수도 없고 마이크, 스피커, 카메라만 내장되어 있을 뿐이다.

첨단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 아이만이 가진 고유의 가치는 뭘까 궁금했다.

 

OriHime 시연 비디오


다음은 관련 기사를 읽고 부분 발췌를 한 내용이다.




인간관계에서만 얻을 수 있는 치유


오리히메를 개발한 일본 기업 오리연구소의 CEO는 27살의 '켄타로 요시후지'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했고 병원생활과 가정요양으로부터 고독함을 느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3년 반 정도를 

스트레스와 병 때문에 집에 있어야 했고 학교는 거의 갈 수 없었어요. 

나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심신이 약해졌고, 누군가를 만날 기력이 없었죠. 

학업에는 자꾸만 뒤떨어졌고 열등감에 고통받았어요. 

사람을 믿을 수 없었고, 극심한 외로움에 고통받았습니다." 

요시후지가 말했다.


그 후 요시후지는 기술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사람들에게 유용한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휠체어를 디자인하는데 집중했다. 

그의 고안한 휠체어는 인텔 국제 과학기술 경진대회(Intel ISEF)에서 3위를 기록했고, 

국내 언론에도 소개되었다. 


그는 차기 프로젝트에서 '외로움'이라는 문제를 건드려보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저명한 연구들에 대해 알면 알수록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인공지능 로봇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감소시킬 수는 있더라도, 

완전한 해소는 불가능이었다. 


요시후지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인간과 로봇의 연결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연결이다. 

"내가 사회로 돌아올 수 있었던 까닭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 덕분이에요. 

누군가가 내게 해주었던 

'나는 당신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그 말이 

나에게는 자극이 되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인간의 연결입니다. 

이것이 결여되어 있다면 어떤 치유도 가능하지 않을 겁니다."




존재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 간의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오리히메가 화상 채팅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리히메는 모니터가 없기 때문에 

화상 채팅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고 

요시후지는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모니터가 있는 것이 항상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죠. 

다른 사람의 얼굴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자세히 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병원에 있는 환자에게도 마찬가지일까요? 

제가 병원에 입원 중이었을 때, 저는 제 몰골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여러 개의 튜브가 연결되어있는 수척한 제 모습은 

정말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모니터가 없기 때문에 

환자들은 오리히메의 주변에 있는 친구와 가족들을 상상해야 한다. 

이로써 그들의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사람은 목소리로부터 그 사람의 표정을 상상할 수 있어요." 

오랜 시간 오리히메와 상호작용한 많은 사람들은 

"오리히메가 진짜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오리히메는 이러한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디자인되었다. 

오리히메의 얼굴은 언뜻 봤을 때 좀 이상해 보이지만, 

일본 전통극에서 사용되는 노(Noh) 가면에서 따 왔다. 

겉보기에 무표정한 이 디자인은 사실 오리히메에게 다양한 얼굴이 가능하게 한다. 


최근에는 현실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팔을 덧붙였다. 

"머리와 몸통은 사람의 존재에 대해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연구를 통해 우리는 

로봇이 주는 느낌은 팔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요시후지가 설명했다.


그는 펜토마임을 사용한 신체적 움직임을 연구하고 

그것을 로봇의 팔에 프로그래밍했다. 

다양한 움직임 패턴을 오리히메의 레퍼토리에 도입함으로써, 

감정 표현의 범위는 극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오리히메는 끄덕임과 박수 등 10가지 움직임 패턴을 수행할 수 있다. 




"나는 가족들과 TV를 봤어요"


오리히메의 첫 번째 사용자는 

어느 한 격리병동에 있는 초등학교 2학년짜리 남학생이었다. 

소년의 가족은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 없었다. 

소년의 몸이 서서히 회복하는 동안, 

그는 극심한 외로움을 느꼈고 점점 내성적으로 변해갔다. 


애초에 오리히메는 일주일 동안만 빌려줄 예정이었지만, 

소년의 가족은 그 후로도 세 번 더 기간을 연장했다. 

대략 한 달간의 시험 사용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TV 시청 등의 일상생활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소년은 매우 즐거워했다. 


병실에는 텔레비전, 다양한 게임과 장난감이 있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격리병동에 혼자 남겨진 소년은 오리히메를 또 하나의 자신처럼 사용했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느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소년은 난생처음 외로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  


소년의 가족 역시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 

"화상 채팅과는 다르게 로봇은 가까이에 있거나 돌아다닐 수 있었어요. 

덕분에 우리 아이의 존재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 모두가 정말 안심할 수 있었어요." 

소년의 가족이 보여준 것처럼 

아바타 로봇은 격리된 환자들이 느끼는 상실감을 치유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해냈다. 


오리히메는 루게릭병 환자들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루게릭병 환자들은 그들의 얼굴만을 간신히 움직일 수 있다. 

오직 '눈'만이 그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다. 

오리히메의 조작법은 커스토마이징할 수 있고, 

눈의 움직임만으로도 조절이 가능하다. 

루게릭병에 걸려 가족과 떨어져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한 아버지의 경우, 

그의 눈으로 오리히메를 조작하여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었다. 




환자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기술


요시후지는 오리히메를 '케어 기술(Care Technology)'이라 일컫는다. 

하지만 현존하는 다른 케어 로봇과는 다르다며 선을 긋는다. 


"현존하는 케어 로봇들은 환자를 간호하는 입장에서 개발되었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가능한 간호를 쉽게 만드는 것'이죠. 

그러나 간호를 받는 사람의 니즈를 위한 기술은 많지 않습니다."


환자의 내재된 니즈를 만족시키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요시후지의 결심은 오리히메에 반영되었다. 

요시후지는 기술 개선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환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세상에는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외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한 휠체어 역시 밖에서는 심신적으로 큰 짐이 된다. 

때문에 휠체어는 결국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요시후지는 건강 문제로 집 또는 병원에서만 있어야 하는 사람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러한 아바타 로봇을 활용해서,

앞으로는 더 많은 환자들과 소외계층이 

좀 더 사교적이고 적극적이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목 위쪽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유타 반다의 사례를 보면, 

요시후지의 바람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반다는 현재 오리연구소의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턱을 이용해 오리히메를 조종한다. 

그 경험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지난 21년 동안 반다의 삶은 그의 침대에 묶여있었다. 

이제 그는 이메일을 보내고, 회의에 참여하거나 수업을 듣고, 

평범한 방법으로 평범한 일을 한다. 

최근에는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했다. 


오리히메는 요양 중인 이들의 의식을 변화시킨다. 

수동적인 자세에서 바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활동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