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그 흔한말

아껴 둘걸 그랬죠

일주일 간 있을 집 내부 모습

부엌

남자친구는 밴쿠버에 오니 차를 운전할 필요가 없으니 편하다고 좋아한다.  Compass card 교통카드는 밴쿠버에서는 필수템.

오늘은 코스트코에 가보자

코스코까지 버스로 12분걸린다

아침에는 커피를 한잔 마시고 집에서 편하게 쉬다가  저녁에 코스코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다.

나 프로틴 파우더 (단백질 가루)랑
오트밀 사야 돼

남자친구가 아침 식단을 만들어서 먹는다고  평소 먹는 제품으로

골라서 카트에 담았다.

과일, 요플레, 새우, 베지터블 (야채) 믹스 도 샀다

 코스코가 가깝게 있으니 너무 좋네
여기서 다른 것들도 사가면 좋겠다
 

라고 말을 하니

너네 집에서도 가까워

라고 돌아오는  대답.

화장품 코너를 지나쳐서 카트를 끌고 계산대로 향하는데 우리가 쓰던 샴푸가 있다.

 나 샴푸도 아무거나 써서
 머릿결이  좀 나빠진 것 같아.

밴쿠버에 이사했을 때 샴푸를  그냥 동네에서 아무거나 샀다. 이제 샴푸도 다 써서 사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는 공감을 원한다. 나는 내심 내 머릿결 괜찮다고 말해주길 기대했건만 이번에도 공감보다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초현실적인 계획형 남자친구.  그럼에도 내가 남자친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없는 현실감각이 있기 때문이다.

샴푸 같은 것은  많이 쓰니까
코스코에서 사서 룸메이트들하고 나눠서 페이 해.

(남자여자는 평생 다른 언어 표현방식으로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 내가 짐이 많다며  우유가 담겨 무거운 쇼핑백 하나를

남자친구가 들겠다고 했다.

난 괜찮아.
무거우니까 같이 들자

얼마 전 베리에 있을 때 교회에서 만난 지인 분이 전화를 했다.  남자친구랑은 잘 지내냐고 묻는다

나는 연애 오래 하는 사람들 보면 신기하던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오래 사귈 수 있는 거예요?

20대에는 연애를 하기 싫었다.  "왜 굳이 한 사람하고만 사귀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내가 이렇게 한 남자랑 계속 지내고 있다니. 사람의 가치관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나 내 자신이 가끔 신기하다.

성향이 비슷한 듯 다른 사람 두 명이 오래 연애를 할 수 있는  비법은 간단하다. 서로를 위하는 "배려"와 "존중"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