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찾아왔다
내쫓은건 아니고 잊어버린 것이라 했다
낳은 적 없는 아이는 등에 업혀있다
두 발로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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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결혼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곧잘한다. 그런데 행복한 순간마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생각이 있다. 바로 죽음. 죽음이 무섭지 않은데 사는 것이 무섭다. 죽음은 늘 나를 따라다닌다. 나는 그것을 내쫓을 수 없다. 잊어버릴 뿐. 매 순간 응애응애 쉴새없이 울어댄다. 내 나이보다 오래된 죽음이 울어댄다. 사는 것은 무섭다. 두 발로 서 있는 것은 무거운 것보다 무서운 것이다. 도망갈 수 없는 생을 마주하고 존재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두 발로 서있을 수도 주저 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