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로 일본어 통역사 되기

<왕진 : 의사가 진료를 위해서 환자를 직접 방문하는 일>

by 카이

일본 요양원에서는, 환자 담당 의사 선생님이 환자를 찾아오시는 ‘왕진(往診)’이 일반적이다.


새로 요양원에 오신 85세 한국 할머니의 담당의가 없어서, 우리 요양원 어르신을 기본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의사 선생님께 요청을 드렸다.


할머니와 그(일본) 의사 선생님과의 첫 만남, 할머니가 일본어가 서툴러 임시로 내가 통역을 했다.


“아픈데 있어요데쓰까?”(의사)


“할머니 어디 아프신 곳 있으세요?”(나 : 통역)


할머니는 나를 한번 천천히 보시더니 말씀하셨다.


“온몸이 안 아픈 데가 없다 이놈아~!“(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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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할머니 지금 그런 말 할 때가 아니고, 특~별히 아프신데 있냐구요?”(나)


“아니, 온 삭신이 다 아프다니까, 내가 거짓말 치는 줄 아네~ 니도 내 나이 돼봐라! 안 아픈 데가 있나!!”(할머니)


“아니~ 그게 아니고~~”(나)


“아, 시끄러!!! 저리 가!!!”(할머니)


그리고 나는 의사 선생님께 전달했다.


“특별히 아프신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데쓰”(나)


뭔가 여러 가지 말을 했던 것 같던데 통역을 너무 간단하게 하는 것 아니냐며 의사 선생님은 내게 되물어와서


"안 아픈 데가 없다고 하십니다데스"


라고 다시 통역하자, 의사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며 다른 할머니를 향해 이동하셨고, 뒤에 있던 간호사들은 피식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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